그래, 지금은 아무 것도 안 보일지도 몰라.
그래, 지금은 안개 때문에 비 때문에 불안할지도 몰라.
그래도 한 가지 믿을 수 있는 건, 길이 있다는 거지.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 거야.
지금은 흔들려 보여도, 지금은 앞이 뿌옇게 흐려져 있어도,
길은 반드시 있는 거야. 그런 거야.
한 개인이 아무리 용을 빼도, 자기의 시대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한 때 이름을 남겼다면, 그건 자기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저 자기가 하는 말과 글이 마침 시대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지요.
그게 진정한 의미의 겸손입니다.
- 9월 27일자 진중권 교수의 블로그 중 펌 -
진중권 교수와 김지하 시인의 공방이 한창이다.
김지하 시인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했던 시인의 정신을 말했던 이 시인에 대해
지금...내가 말할 수는 없다.
가슴이 답답하다가...진중권 교수의 말이 왠지 내게 위로가 되었다.
시인의 정신을 뜨겁게 말했던 그 시인의 시대는 그 어느 때였으니
지금까지 그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과욕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
진중권 교수의 말이 은근히 오랫동안 잔상을 남겼다.
그들의 공방과는 상관 없이
그 말이 은근히 여운을 준다.
한 개인에게는 자기의 시대가 있다.
이 말이 내 맘대로 읽기를 시도하게 한다.
자기의 시대...
나의 시대는 언제였을까?
아니면, 언제일까?
있기는 한 걸까?
그 시대와 맞아 떨어지는 그 시기...
나의 시대...
뭐 그리 거창하지는 않겠지만,
그 누구에게나 자신의 시대는 있지 않을까?
정열적인 20대가 나의 시대일까?
아니면 점점 전문화되어 가는 30대가 나의 시대일까?
이제 곧 불혹이 다가오면, 인생이 안정되어가는 40대일까?
아니면 도리어 질풍노도로 돌아올 50대, 60대일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인 것 같다.
아직 내 인생의 정점을 찍지 않았다.
아직 나의 최고점은 나타난 적이 없다.
라고 말하는 것!
이미 내 인생의 정점은 지나갔다고, 젊은 날의 치기는 끝났다고,
그 열정적인 순간은 오로지 젊은 날의 잔상일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다.
내 인생의 정점은,
내가 죽는 그 날이 되게 하기!
그 날이 나의 시대가 되도록 하는 것.
그래서 오늘...
이렇게 나약해지고 수그러드는 마음에 채찍을 들어본다.
아직! 내 인생의 정점은!
나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온 적이 없다.
적어도 어제보다 오늘은 더 나아가 있을 것이며,
오늘보다 내일은 내 인생의 정점을 향해 더 나아가 있을 것이다.
젊은이보다도 더 큰 꿈을 꾸고,
젊은이보다도 더 아름다운 마음을 품으며,
젊은이보다도 더 따뜻한 세상을 실천하는
그러한 내 60을 꿈꾼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 어쨌든...나는 내 마음대로 읽기의 최고봉이다.
어떤 글에서건, 내 마음대로 읽어버리니...어쨌든 원글과 상관없이 내 마음을 두드리는 대로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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