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다 내 어머니가 잘못한 거야. 정말 미안해."
"황태경씨도 다친 사람 아닙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 마십시오."
"니 말대로 난 나만 생각하느라....
니 말도 듣지 않고....니 마음도 보지 않고....
너한테 화만 더 냈어.
조금만 더 생각했으면 니가 더 아플 거라는 게 보였을 텐데..."
"이제야 알아 주셨네요.
그런데 제가 지금 많이 아파서 괜찮다는 말씀을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인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황태경씨 안녕히 계십시오.
아주 나중에라도 조금이나마 괜찮아지면, 황태경씨가 더 미안해지지 않게 괜찮다는 말은 전해드리겠습니다.
난 나만 생각하느라
니 말도 듣지 않고,
니 마음도 보지 않고,
너에게 화만 냈어.
황태경의 고백.....
그런 황태경에게 이제야 보이느냐고 말하는 고미녀....
그러나 너무 아파 괜찮다는 말은 아직 할 수 없다고 울먹이는 고미녀....
15회와 16회는 고스란히 황태경을 보게 된다.
스쳐 지나가면서 그 손을 놓지 못하는 황태경의 모습이
아주 오래 잔상에 남아.....
무언가를 떠올리게 한다.
이녹은 살그머니 창휘의 손을 풀고는 자신의 처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한다.
창휘는 자신의 손을 푸는 이녹의 손을 놓아주지 않고 그대로 꽉 잡아버린다.
“이녹아....”
잡은 손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은...아마...서로가 서로를 향하는 그린내이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이녹아...
그대가...내 여인이라면....좋겠다...
그렇다면...이 생에...더 바랄 것이...없겠다...”
맞닿은 이녹의 손에서 떨림이 느껴진다.
이녹은 아무 말 없이 창휘의 손을 살그머니 내려놓은 채, 자신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그건...나의 지나친...욕심인...거냐....하아.......”
공자...나도 그러하오...
공자...나도...그렇다면...이 생에...더 바랄 것이 없겠소....
-<가락국의 이녹 58 - 등 뒤를 지키는 자> 中에서-
왜.......15회의 장면에서 <가락국>이 떠올랐을까.....
그래서 <미남이시네요> 15회만큼은 완전히 황태경에게 몰입해버렸다.
나는 그곳에서....공자와 그 공자의 여인의 아픈 모습을 보고 말았다.
참으로 징하게도 오래간다.
이제는 헷갈린다.
<쾌도 홍길동>의 창휘와 <가락국>의 창휘가......막무가내로 헷갈린다.
그리고 <미남>에서는 장배우에게서 <가락국>의 창휘를 보고 있다.
아주 심한 혼동.........
이러한 심리 상태는 어찌 해야 하는 걸까......
어쩌면....<쾌도 홍길동>의 창휘와 <가락국>의 창휘는 별개의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가락국>의 창휘는 장배우가 주인공이었다.
쓰면서.....늘....상상했다.
이런 장면에서는 이렇게, 저기선 저렇게.....
그 당대의 상황과 거리와 인물들이 내 눈 앞에 펼쳐지고는 했다.
그 가운데....<가락국>의 창휘가, <가락국>의 이녹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상했던 장면이, 내 눈 앞에 펼쳐지니......
그 장면을......보게 되니.........
자꾸 욕심이 생긴다.
이런 욕심 부리면 안 되는데.......
몇 번이나 정신차리라고 하지만,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언젠가......미래에.......
욕심을 부려도 되는 걸까......
자꾸 욕심을 부리고 싶어진다.
홍자매의 말.......왜 그러는지 알 것 같다.
욕심일까? 꿈일까?
알 수 없지만........
장근석이라는 배우........
자꾸....글 쓰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