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 이야기 23 - 이 노래가 나를 슬프게 한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 C.N.Blue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오늘부터 난
그대란 사람 모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겁니다
길을 걷다가도 스친 적 없는
괜찮습니다 잊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행복하죠
근사해 보이는 사람도 만나고
사랑이 다 그렇죠 시간이 가면 희미해져
기억조차 할 수도 없겠죠 Oh
#”사랑이 가면 또 다른 사랑이 다시 올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지금은 아파도 조금만 지나면 아물 겁니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나도 그럴 겁니다
어렵진 않아요 오늘만 아프면 모든 게 잊혀질 겁니다
달라진 일상에 어색할 뿐이죠 Oh~ NO
사랑이 다 그렇죠 시간이 가면 희미해져
기억조차 할 수도 없겠죠 그렇죠~
#” 반복
모두 지울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사랑이 가면 또 다른 사랑이 다시 올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눈물이 흘러도 조금만 지나면 웃을 겁니다
그럴 겁니다 [이젠] 잊을 겁니다 [이젠] 상처가 아물 듯..
그럴 겁니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가사 출처 : Daum뮤직
1.
“이제, 미녀도 합류하는 게 어때?”
종현씨가 갑자기 연습실에 모인 멤버들에게 내 얘기를 꺼냈다.
난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래, 일단 같이 노래부터 해 보는 거지. 괜찮아. 난.”
“나두.”
민혁이와 정신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준다.
노래? 내가?
“신우 형 생각은 어때?”
신우 형은 여전히 기타만 튕길 뿐,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리더는 종현이 너야. 난 니 결정을 따를 뿐이구.”
“그래? 그럼 다들 찬성이네.
그럼, 미녀 이번 주말 클럽 공연에서 데뷔하자.”
“데뷔? 무슨 노래로? 그리고 나...아직 준비가 덜 됐어.
일본어도 아직 안 되고, 일본어나 영어로 부르면 감정이 아직 안 살아.”
그랬다. 무엇보다도 감정 몰입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가사야 외운다 쳐도 아직까지 외국어는 내게 낯설었다.
감정 몰입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그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이건 이 팀에 민폐만 끼칠 일이었다.
“어이~~ 미녀씨.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우리 모두 첫 무대에서 난리를 쳤으니까. 삑사리는 기본에 가사 잊어먹고....
그래도 괜찮아. 인디 밴드 무대가 좋은 게.....관객들이 그런 걸 다 수용한다는 거야.
사실....우릴 버로우 시킬 때도 있지만, so cool해.
그러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깔끔한 반응이기도 하구....
열심히 하면 다시 봐주기도 하구....
신고식은 빨리 치르는 게 좋아.”
“그래도..종현씨..이건 너무....빠른 거 같애...”
“뭐가 빨라? 솔직히 미녀 너 온지 벌써 1달 반이 다 되어 가는데
어차피 무대 선 경험은 꽤 되니까.....
연습만 제대로 하면 문제될 거 전혀 없어.
참, 이번 공연이 좋은 게 한국인 유학생 쫑파티 비슷한 클럽 공연이라
한국어로 부르면 돼.
그럼, 미녀 너두 덜 힘들 테고....”
“진짜?”
종현씨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왠지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방송도 해봤고, 미니 콘서트도 해봤지만, 여기 분위기는 또 달라서 자꾸 주눅이 들었다.
외국이기도 했고, 말도 안 통하니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솔직히 인디 밴드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감히 내가 그들과 함께 선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죄송했다.
그래도 이번은 한국인 학생들이 많다니...조금 마음이 놓이긴 한다.
“자, 그럼 미녀도 오케이한 걸로 알고. 곡 준비만 하면 되겠네.
무슨 노래하고 싶어. 우리 곡도 되고, 외국 곡도 되고 마음대로 정해 봐.”
내 마음대로라.......
처음...이곳에 와서 들었던 그 곡.....
이상하게 마음이 시렸던 그 곡을 부르고 싶다.
“teardrops in the rain......”
“엉? 뭐야, 누나 그 곡 하겠다구?”
정신이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왜...그 곡 하면 안 돼?”
“아니, 그게 아니라....그 곡은 신우 형 곡이기도 하구, 워낙 신우 형이 많이 불러서....
신우 형 트레이드 마크로 콱~~ 찍힌 곡인데......
괜찮겠어?”
“응? 뭐가 괜찮아?”
“아니.....왠지.....슬픈 노랜데......누나가 처음부터 슬픈 노래를 하겠다고 하니까....
이상해서...... 누난 왠지 밝은 곡 좋아할 줄 알았는데.....
뭔, 고민 있어?”
“응? 무슨 말이야? 고민 있냐니? 난 그냥 그 곡이 좋아서.....”
“글쎄.... 음악은 말야......늘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거거든.
지금 그 사람의 마음, 그 사람의 상처, 그 사람의 기분....뭐 그런 거.....”
어린 줄만 알았던 정신이가.....날 꿰뚫어보고 있는 듯이 말해서 순간 표정관리가 안 된다.
다들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자자.....일단 미녀의 의견을 존중해서, teardrops in the rain으로 결정했고.
신우 형이 한국어 번역 좀 해 주라.
어차피 형이 쓴 거니까 느낌이 제대로 살려면 형이 번역하는 게 젤 나을 거야.”
신우 형은 별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좋아. 그럼, 그날 공연 마지막에 신우 형이 teardrops in the rain 원곡 그대로 부르고,
그 다음에 바로 미녀가 한국어 버전으로 부르면서 끝내자.
어때? 다들 괜찮지?”
“엇! 뭐야? 그럼 신우 형이랑 미녀 누나랑 듀엣곡 되는 거야?
에잇! 누난 나랑 듀엣 해야 되는데....”
정신이가 약간 투덜대는 것 같다.
정신이 말을 듣고 보니 듀엣 비슷해 보일 것 같기도 하다.
신우 형과 나의 듀엣곡이라......
기분이....약간 묘해진다.
2
“어? 형.....이 곡 번역 왜 이래?”
“뭐가?”
다음 날 연습 시간에 신우 형이 번역한 곡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걸 보던 종현씨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형....이건 완전히 다른 곡이잖아.
제목도 완전히 달라.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오늘부터 난
그대란 사람 모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겁니다
길을 걷다가도 스친 적 없는
괜찮습니다 잊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행복하죠
근사해 보이는 사람도 만나고
사랑이 다 그렇죠 시간이 가면 희미해져
기억조차 할 수도 없겠죠
종현씨가 가사를 읽어나가자 멤버들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신우 형. 이건 진짜 완전히 내용이 다르다.
형이 원곡 부르고, 누나가 이 번역곡 부르면, 진짜 희한하겠는데?”
정신이가 의아한 듯 신우 형에게 재차 묻고 있었다.
사실...멜로디가 좋고, 몇 문장 들은 걸로는 “teardrops in the rain”은 꽤 슬픈 곡인 듯했다.
빗속에서 슬픔을 감추는 내용인 듯했는데, 중간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몰라서 그런지 번역곡을 들으면서 저런 내용인데 내가 몰랐나 싶었다.
그런데 종현씨도, 정신이도, 민혁이도 모두 의아해 하는 걸 보니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긴 한 것 같다.
“와~~ 진짜 가사 완전 반대다.
‘I wish upon a star I wonder where you are
I wish you're coming back to me again’이
‘그대란 사람 모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겁니다’
이렇게 바뀐 거야?
너 없이 살 수 없다는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잊어진다는 내용으로 확 바뀐 거잖아.
영어 가사 제대로 안 듣는 사람들은, 번역 가사 내용이 원문인 줄 알겠다.”
종현씨는 번역 가사가 마음에 안 드는지 안티를 거는 것 같다.
나도 약간 의아하긴 하지만, 어쨌든 신우 형이 그렇게 만든 거니까 따라줘야 할 것 같았다.
이건, 왠지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미녀야, 넌 어때? 안 이상해?”
“내 생각엔.......신우 형 쓰신 대로 하는 게 맞는 거 같애.
사실.....원곡을 쓰신 분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거잖아.”
“뭐, 미녀 니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지만, 좀.......이상해서.....”
종현씨는 일단 내가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더 이상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근데, 말야.
참...웃기겠다. 뭐, 영어 가사를 열심히 듣는 관객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신우 형은 사랑을 잊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며 빗속에서 그 아픔을 억지로 감추고 있는데,
미녀 누나는 다 잊을 거라고 굉장히 냉정하게 내치는 형태가 되는 거잖아.
한쪽은 당신이 없어서 힘들다, 잊지 못하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사랑이 원래 그런 거라며 다 잊는 거라 그러고......
뭐, 난 그렇다구....”
정신이의 말이 천천히 내 머리 속에서 빙빙 돌아 내 마음 속으로 내려오는 듯하다.
뭔가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정신이의 말을 듣고 보니 내 마음의 정체가 뭔지, 왜 답답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신우 형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이제야......조금 알 것 같다.
신우 형이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왜 이곳에서 그렇게 다른 모습이었는지.....
바보 같이.....이제서야 알게 된 거다.
이렇게 둔탱이인 난.....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그는......내게 자신이 어떤지......보여준 거다.
나에게....정신 차리라고......아직까지 그러고 있냐고........말하고 있었던 거다.
“그 반대겠지.”
“어? 무슨 말이야, 누나?”
정신이가 의아한 듯 묻지만, 난 천천히 연습실을 걸어 나왔다.
내 모습이 이상해 보이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지금 내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그 사람에게도....들키고 싶지 않다.
뭘 기대했니? 고미녀....바보 같이.......
예전에 따뜻했던 신우 형은......이제 없는데.....
뭘 그리 기대한 거야?
신우 형의 마음을 거절했으면서......예전처럼 그렇게 나 필요할 때, 그 사람한테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이기적이야. 너무 이기적이야. 고미녀!!!
내 마음은 주지도 않으면서 그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받겠다고 하는 건.....정말.....이기적이야.
그렇지만.....그렇지만 마음이 아파.......
이렇게 혼자인 걸 견뎌내야 하겠지만, 따뜻했던 기댈 수 있었던....그 사람이 너무 그리워.
내 욕심이겠지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는데........
이젠.....예전의 신우 형은 없는 건데........
그 사람......이제 날......잊었어.
완전히......지워버렸다고......말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이젠.......다시는......예전의 신우 형은.......만날 수 없는 거야.
받아들여야 돼.
그래야 돼.
근데 말이야.
발이 너무 시려.
한국에서도 그렇게 발이 시렸었는데, 이곳에서는.......너무너무.....발이 시려.
그래서 가슴까지....시려.......
3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고 하니 심장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러다 실신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슬슬 된다.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한국에서처럼 그 그룹이라면 무조건 편들어 줄 팬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날것의 나로 서서 모두에게 까발려지는 느낌이었다.
객석에서 보면, 보통은 가운데에 종현씨가 서고, 오른쪽은 신우 형, 왼쪽은 정신이가 섰다.
그리고 드럼을 맡은 민혁이와 키보드를 맡은 나는 뒤쪽으로 배치되었었다.
그런데 종현씨가 이번에는 키보드를 앞쪽으로 배치해서 거의 정신이 옆에서 연주하게 될 판이었다.
정신없는 가운데 난 이미 무대에 올라와 있었다.
건반만 두드리다가 냉정한 평가 위에 선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져 온다.
어쩌면, 난 처음으로 나로 섰을지도 모른다.
<teardrops in the rain(일본판 버전 : 유툽 영상 출처는 영상에>
teardrops in the rain......
신우 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퍼져 나오자, 객석에 서 있던 관중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한국인 유학생 파티라고 했는데도, 일본인들도 꽤 섞여 있는 듯했다.
역시......신우 형은.......사람들의 감성을 울리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신우 형은 이 노래를 부를 때, 늘....눈을 감고 있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따뜻한 음색으로.......부르고 있지만, 가슴으로는........정말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그것이 일본에서 만난 신우 형의 아우라였다.
그의 주변이 천천히 젖어가는 듯했다.
모두의 마음을 적셔갔다.
다음이 바로 내 차례임에도 불구하고, 신우 형의 목소리는 내 마음까지 젖게 했다.
어차피 이 곡은 원래 키보드가 없었던 곡이라 아주 기본적인 코드만 잡으면 된다.
그러다 보니 난 언제나처럼 노래하는 신우 형의 모습으로 빠져들었다.
그 때 신우 형과 눈이 마주쳤다.
마지막 부분을 부르면서 신우 형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Even if my heart's still beating just for you
I really know you are not feeling like I do
And even if the sun is shining over me
How come I still freeze?
No one ever sees No one feels the pain
I shed teardrops in the Rain
Tears in the rain
다음을 준비하라는 뜻이겠지만, 순간 심장이 멈칫하는 듯했다.
무대에서 보는 신우 형의 모습은.......마치 감정의 바다 속에서 빨려 들게 하는 듯했다.
아마 그 모습 때문에 다들 저렇게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오늘부터 난
그대란 사람 모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겁니다
그렇게 난 내 파트를 시작했다.
같은 곡의 다른 버전.......
부르면 부를수록 나 역시 감정에 빠지는 것 같다.
모두 지울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사랑이 가면 또 다른 사랑이 다시 올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눈물이 흘러도 조금만 지나면 웃을 겁니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상처가 아물 듯
그럴 겁니다 그럴 겁니다 잊을 겁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흘러내린다.
누군가의 차가운 마음이 자꾸만 나를 슬프게 하는 건지,
이 노래가 나를 울게 하는 건지......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난.......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신우 형이 보인다.
차가운 표정의 신우 형........
그러면서 나를 뚫어질 듯 보고 있다.
나도 모른다.
내가 왜 우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이 노래가 날 슬프게 한다.
그랬다.
“와~~ 오늘 완전히 대박이었어!!
누나! 오늘 정말 잘 했어.
솔직히 누나가 울어서 그런지.......관객들 반응이 장난이 아니더라.”
정신이가 내 어깨를 두드려준다.
잘 한 건가?
칭찬해 주니.....은근히 뿌듯해지기도 한다.
“생각보다 감정이입이 장난이 아니던데?
어쨌든 신고식은 멋지게 해냈고.....이제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되겠네.
수고했어.”
듬직한 우리의 리더 종현씨의 말이 힘이 된다.
민혁이는 말없이 코를 찡긋거리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준다.
다들.....너무 고맙다.
처음엔 몰랐는데....그 틈에서 신우 형은....아무 말이 없으셨다.
뭐가....마음에 안 드신 건가........
내가 뭐...실수라도 한 건지......
내가 신우 형의 눈치를 보는 게 들켰는지 정신이가 신우 형을 툭툭 치며 말을 건넸다.
“형!! 오늘 미녀 누나 수고 했는데, 뭐라고 말 좀 해봐.
오늘 미녀 누나 첫무댄데 격려해 줘야지. 멋지게 해냈잖아? 안 그래?”
“무슨 첫 무대?”
“어?”
차가운 신우 형의 목소리가 밤공기를 갈랐다.
등으로 서늘한 기운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
“고미녀, 너! 오늘이 너의 첫무대야?
그렇게 생각해?”
신우 형은 내게 갑자기 냉정하게 물었다.
“아...전........”
“자신의 곡이 아닌데 어떻게 너의 첫무대야?
원래 이 곡은 처음부터 건반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어.
다른 멤버들처럼 악기로 참여한 것도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이 곡이, 니가 참여한 곡이야?”
“시..신우 형......”
왜 갑자기 신우 형이 이렇게 차갑게 몰아붙이는 건지.......알 수가 없었다.
그저....그런 차가운 태도가....날.....당황하게 했고, 그리고......서운하게 했다.
“형, 왜 이래. 민혁이도 나도 아직 작곡은 잘 안 되는데.....
그러면, 우리도 첫무대를 아직 못 섰다는 거야?”
보다 못한 정신이가 내 편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신우 형은 그 말에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내 눈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너와 뭐가 달라?
너 여기 왜 왔어?
남의 곡 연주하러? 아니면 남의 곡 부르러?
그러려면, 얼마든지 한국에서도 되잖아.
왜 왔어?”
“신우 형..........”
“잘 들어. 고미녀! 너 오늘 데뷔한 거라고 착각하지 마.
반응 좋았네 어쩌네 착각하지 말라구!
니가 만든 니 곡으로, 니 색깔의 곡으로 무대에 선 후에 그 다음에 첫무대네 어쩌네 감상에 빠지라구!
알겠어?”
툭툭.........
내 얼굴 위로.......차가운 물이 떨어진다.
저기 먼저 걸어가는 신우 형의 등 뒤로....차가운 빗물이 흐른다.
No one ever sees No one feels the pain
I shed teardrops in the Rain......
4
언제나처럼 일본 인디 밴드 연습실로 향했는데, 오늘따라 정신이와 민혁이가 즐거워 보인다.
“형, 오늘 아오이 누나 오는 날이지?
와~ 도대체 얼마만이지?”
민혁이가 신우 형에게 말하자 신우 형이 엷게 미소를 짓는 듯하다.
어? 신우 형이 웃네.
얼마만에 보는 거지?
근데 아오이 누나? 누구지?
“정신아, 아오이 누나가 누구야?”
“아......우리의 정신적 지주지. 우리를 좀 예뻐하는 인디 밴드계의 신화지.
누나 혹시 Plastic Tree라고 알아?”
“아니......”
음악을 한다고 하면서.....내가 아는 건 거의 없다.
부끄러워진다.
“아...몰랐구나. Plastic Tree라고 일본 인디 밴드계의 진정한 레전드 그룹이라고 있어.
이제....10년 넘었지?
여튼....그 그룹리더인 長谷川正(はせがわ ただし)라고 전설적인 인물이 있는데, 그 형 사촌 동생이야.
아오이 타다시(青井正)라구......
대단한 누나야. 작곡 실력이 죽여주지...사실...작사 실력은.....레전드 급이야.”
“근데 그 사람이 연습실에 오는 거야?”
“응. 지금 홋카이도로 공연 갔는데 며칠 전에 도착했대. 거의 일본 전국 투어를 했어.
대단하지. 한달 넘게 공연을 했으니.
사실은....그 누나가 신우 형 곡을 되게 좋아해서 신우 형 곡 연습할 때 웬만하면 들리거든.
나중에 같이 곡 작업하자고......그러는 거 같아.”
“아........그렇구나.”
신우 형은....굉장한 사람에게 인정받고 있구나.
벌써.....그렇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구나.
그러니.....그렇게 내게 정신차리라고 하시는 거겠지.
부끄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도착해보니 내 담당 선생님이 공연 때문에 조금 늦는다고 했다.
종현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종현씨가 갑자기 “어!” 하며 신기한 듯 소리를 냈다.
종현씨는 신우 형과 인디 밴드 기타리스트인 분의 대화를 듣고 있는 듯했다.
「何か変わったの。」(뭔가 달라졌어.)
「なに?」(뭐?)
「雰囲気が違う感じだ。」(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
“어....신우 형 곡 분위기가 좀 달라졌나봐.”
종현씨가 작곡 선생님과 신우 형 이야기를 듣더니 신기하다는 듯 이야기를 해준다.
「このごろ何の事ある?」 (요즘 무슨 일 있어?)
「お変わりない。」 (별일 없어.)
「そうか? (그래?)
とにかく曲の雰囲気は良い。」 (어쨌든 곡 분위기는 좋아.)
일본 작곡가 분은 뭔가 마음에 드는 듯 연신 웃고 있는 듯하다.
「ところで, 誰好きな人生じたことではないよ?」 (근데, 누구 좋아하는 사람 생긴 거 아니야?)」
장난스럽게 얘기하는 말 가운데 “すきなひと(好きな人)”라는 말이 갑자기 귀에 확 들어왔다.
좋아하는 사람? 신우 형이?
「なに? 私のための歌かな? こちらにくれね。」(뭐야? 나를 위한 노래야? 이리 줘봐.)
못 보던 여자분이 작곡가 분이 가지고 있던 곡을 가지고 와서 훑는다.
「来たの?」(왔어?)
신우 형은 그 여자분을 보더니 약간 미소를 띠고 말을 걸었다.
여자분은 가볍게 웃으며, 곡을 훑고 있다.
「just please know why my heart is beating for you....
baby, listen to my groaning....
何? She was my boo?
ヨンさん、あなたは almost ロマンチストね!」(용상! 너 거의 로맨티스트네!)
여자의 말에도 신우 형은 그냥 엷은 미소만 짓는다.
「青井!! I missed you!!!!」
정신이와 민혁이가 여자분에게 가서 포옹을 했다.
종현씨도 그 여자분 옆에 가서 반가워하고 있었다.
「この方は誰?」(이 분은 누구?)
아오이라는 분은 나를 보더니 내가 누구냐고 묻고 있었다.
「私は新しいメンバーです。コミニョです。よろしくお願いいたします。」
(저는 새로운 멤버, 고미녀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そうか? 私、青井正です。われこそはよろしくお願いいたします。」
(그래요? 난 아오이 타다시예요. 나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무척 아름다운......당당한......그러면서 넉넉한 마음을 가진 듯한....그런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향해 신우 형이 미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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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꼭 C.N.Blue의 팬픽이 된 듯합니다.
이 글은 C.N.Blue 멤버의 이름만 빌린 가공의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teardrops in the rain (일본판 버전)은 글 속 유툽 영상으로 두었고, 한국판은 배경음악 리스트에서 <잊을 겁니다, 그럴 겁니다>를 클릭하셔서 들으시면 됩니다.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일 게 좀 많아졌습니다.
1) 곡
신우와 다른 멤버들이 쓴 곡은 C.N.Blue 일본 음반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작곡, 작사가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고, 멤버들이 쓴 경우도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모두 멤버들이 지은 것으로 했습니다.
2) Plastic Tree
일본의 유명한 인디 밴드로 1993년 결성이 돼서 두어번 멤버가 교체되었습니다.
굉장히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로맨틱한 락을 구사하는 밴드입니다. 대중적인 밴드라고 할까요.
長谷川正(하세가와 타다시)가 리더로 있으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계속 이 글에서 언급될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합니다.^^
3) 青井正(아오이 타다시)
이 글에서 長谷川正(하세가와 타다시)의 사촌 동생으로 나오지만, 가상의 인물입니다. 오해없으시길.....
4) my boo
애인을 칭하는 은어입니다. 여보, 자기...곰돌이....뭐 그런 뜻.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텔존 미남 소설게시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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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ra | 언제나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고 갑니다. 다음 글 기다릴께요 ^^ | [2010-03-09] | |||
gtholic | 생각못하고 있었는데 정말 영어버전하고 한국어버전가사가 이렇게 해석될수도 있었네요. 소설 속 스토리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서 놀라고 있는중 ^^ | [2010-03-09] | |||
동동 | 미녀는 오늘도 슬프네요......언제쯤 웃을수 있을까요???? 빨리 신우형아님이 맘을 알아주었 으면 ㅠㅠㅠㅠㅠㅠ | [2010-03-09] | |||
아싸 | 정말 왜이러니 ㅠㅠ 빨리 신우랑 미녀 웃었음 싶다 ㅠㅠ | [2010-03-09] | |||
신혼새색시 | 잘 보고 갑니다..블루님...아직 신우 맘속에는 미녀가 있는거지요??? | [2010-03-09] | |||
choth2 | 빨리와주셔서....감사하구요...늘 그렇듯 잘봤어요~~~ | [2010-03-09] | |||
마이럽럽 | 아.....마음이 센티해지네요 왜일까요..ㅜㅜ 넘 잘읽고갑니다 늘 감사한 그랑블루님~~ | [2010-03-09] | |||
free1017 | 블루님 드뎌 올려주셨군요~ 제가 많이 늦었네여^^;; 넘넘 재밌어여~ | [2010-0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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