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는, 자기 전에 엄마, 아빠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Everybody Good night! I Love You!
언제부터 이 말을 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윤이가 말을 한 이후로, 영어로 하는 굿나잇이 뭔지 안 이후인 것 같은데
들은 것만 수년이 된 듯하다.
제대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건 6살 때부터지만,
어린이집에서 재미로 하는 영어를 한 건, 4살, 5살 때였던 것 같다.
아마 그때부터라면 최소 5년 이상 된 것 같다.
그 때 외국 나갈 생각을 하고 있어서 없는 살림에도 애를 영어 유치원에 보냈었다.
너무 어릴 때 가게 될까봐 걱정하며 보냈었는데,
아직도 못 나가고 있다.
시킨 게 아까워서, 혹은 또 곧 나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계속 영어를 시키고는 있는데,
희한한 건 윤이가 아직까지도 I Love You를 매일 밤 외치고 있다는 거다.
자기 전에 아빠 엄마와 각각 안고 뽀뽀하고, 또 위의 말을 읊조리고,
아빠, 엄마로부터 I LOVE YOU를 들어야지만 잠자리에 든다.
어젯밤...늘 하던 식으로 윤이는 I LOVE YOU를 외쳐댔는데,
문득, 이 말을 윤이에게서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 사춘기도 올 테고, 그러다보면 이런 말들을 어색해 하겠지 싶으니
지금 저 말을 외치고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고도 아련하다.
어제는 왠지 윤이에게 고마웠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 아빠, 엄마에게 윤이가 외쳐주는 " I LOVE YOU"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윤이 덕분에 하루에 한 번은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또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아이에게 참 고마웠다.
잘 키워주지도 못하고, 참...엉망진창인 엄마인데,
윤이는 혼자 참....잘 크고 있는 것 같다.
엄마보다 훨씬 나은 딸로 자라줘서 그게 참 고맙다.
어쩌면 곧 이 말을 안 할지도 몰라서, 지금 이 순간 감사한 마음을 적고 싶었다.
윤이가 컸을 때,
이 글을 보며,
아, 내가 그랬구나....
엄마가 참 고마워했구나.....
그걸 윤이가 알 수 있길......
요즘은....윤이가 크는 것이 대견하면서도 아까워 죽겠다.
하루 하루.....왜 이렇게 아까운지......
이 세상 부모 마음은 다 똑같은 거겠지.
오늘은 더 많이 안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외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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