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독수리 날다

재신 공주님 놀이에 빠진 우리 딸내미

그랑블루08 2012. 6. 12. 16:54

 

 

 

 

윤이가 저번 주에 내도록 순서까지 정해가며, 뭔가를 사달라고 난리였다.

그래서 대충 응응 거렸다가 피를 봤다.

뭔 날도 아닌데, 결국 토요일에 돈만 숱하게 쓰고 올 수밖에 없었던 불편한 진실....

 

원래는 샌들이 다 떨어져서 샌들을 사면 되는 거였다.

근데 녀석이

2) 하늘하늘한 원피스, 3) 머리띠, 4) 예쁜 핀 어쩌고 하면서 사달라고 끙끙대고 다니니,

그게 귀여워서 대충 응,응. 했다가 완전히 피를 본 거였다.

 

샌들도, 완전 어른꺼 같은 거에, 하늘하늘한 원피스까지 샀다.

그리곤 머리띠를 사러갔다가

공주님 머리띠를 발견한 거다.

 

"윤아! 이거 공주님 머리띠!!"

 

"응~?"

 

하더니 윤이도 마음에 드는지 결국 분홍색을 골랐다.

녀석은 여전히 핑크의 마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주 윤이를 공주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윤이는 내가 뭣 때문에 공주님 머리띠라고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TV를 틀더니 외장형 하드에 넣어둔 공주님 장면을 떡하니 틀어놓고

이거 맞지? 한다.

윤이가 찾은 장면은 위에 사진에 나오는 장면.

그러더니 좋아하면서 공주님 놀이를 한다.

 

예쁜 옷에 머리는 똥머리를 해달란다.

공주님이 머리를 쫙 올리고 똥머리처럼 한 게 제일 예쁘단다.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는

파마해서 굽실굽실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공주님 머리띠를 한 다음,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새로 산 하얀 샌들까지 신고 나간다.

오늘 윤이의 컨셉은 두번째 사진 컨셉에 모든 게 핑크 모드.

 

지도 마음에 드는지 씩 웃고 나간다.

 

참, 엄마 마음은 다 그렇겠지만

자기 자식이 안 이쁜 엄마는 없을 거다.

근데 요즘은 정말 걱정이 된다.

딸내미 저렇게 키워도 되는지.

너무 이쁘게 해서 다니는 거 같아서 걱정된다.

물론 이 마음은 오로지 엄마로서 딸내미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팔불출 엄마 모드...ㅋㅋㅋㅋ

 

요즘 윤이를 보고 있으면 재신 공주님 미니미 같다. ㅋㅋㅋ

 

윤이는 재신 공주님 놀이에,

엄마는 딸내미 팔불출 놀이에

푹 빠져서 산다.

 

 

 

+) 6시 회의가 있는데, 회의 준비도 덜했다.

    근데 이렇게 글 올리는 나님의 패기.....

    게다가 내일 아침 마감 때문에 오늘 날밤 새며 일해야 하는데,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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