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작은 일이 행복하게 한다

그랑블루08 2012. 6. 26. 07:51

참 작은 일인데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사실 토요일에 시스템상으로 오류가 나서 애를 먹었다.

이미 타지역 일은 마무리했는데

시스템 오류로 모든 자료를 날려버렸다.

이게 이만 저만 문제인 게 아니었다.

 

꽤 많은 자료가 날아가서 새로 사람들에게 자료를 받아야 했다.

수요일 오전 마감인데 정말 사람 피말리는 일이다.

시스템 쪽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복구를 요청했지만 매뉴얼스러운 답변만 올 뿐이었다.

결국 자료를 새로 보내라고 연락을 다 따로 할 수밖에 없었다.

열도 받고 속도 상한데 그래도 다들 군소리없이 새로 보내주었다.

분명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데도 도리어 나를 위로해줘서 미안하고도 고마웠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람이 보내주기가 애매한 상황이었다.

외국으로 잠깐 나간데다가 인터넷이 잘 안 되는 곳이라 애를 먹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 아침에 겨우 받았는데

그곳 사진 몇 장을 보내 왔다.

 

나중에 올 때 메일로 좋은 사진 좀 보내달라고 했더니

바로 몇 장을 보내준거다.

밤 새며 일한다고 끙끙대는 날 위해 보내준 사진 몇 장이 참 위로가 된다.

 

멀리까지 가 있는 상황에서 다시 자료를 내놓으라고 했으니 분명 열받을 만도 한데

도리어 힘들겠다며 나를 위로해준다.

 

이국적인 사진 몇 장이

일에 찌든 내게, 밤 새워 일해도 아직 갈 길이 먼 내게 위로가 된다.

 

참 작은 일에 행복해진다.

어쩌면 이 작아 보이는 일이 참 큰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진 몇 장에 아주 많이 행복해졌다.

애 학교 보내고 다시 일하러 가야 하지만

내 컴 바탕화면에 이 이국적인 사진을 깔아놓고

조금 행복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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