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과 잡담

나를 설레게 하는 은시경2-홍대클럽에서

그랑블루08 2012. 10. 11. 23:11

 

 

 

따뜻한 은시경, 미소 짓는 은시경, 슬퍼하는 은시경, 고개 숙인 은시경, 쑥스러워하는 은시경

참 다양한 은시경들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은시경들은 사실 이런 모습이다.

 

처음 은시경이 확~ 눈에 들어왔던 건, 바로 이 장면이었다.

공주님을 향해서 아주 심각하게 인상을 쓰며 쳐다보던 이 장면.

이 복잡 미묘하던 장면에서 은시경의 표정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강직해 보이는 인상과, 아무리 공주 앞이라도 해도 절대로 굽히지 않던 줏대.

할 말은 해버리고 마는 그 올곧음이 너무나 좋았다.

그저 성질을 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듯했다.

단순히 성깔 있네의 느낌이라기보다는, 나도 내가 모실 주군은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그런 주체적인 근위대원이랄까.

물론 이 단단한 시선 맞춤 이후, 그의 시선이 공주님의 입술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도,

그 짧은 순간, 끊임없이 그녀의 눈을, 코를, 입술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은 이미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린 한 남자의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와는 별개로 솔직히 저 장면에서 내가 느낀 건, 그래서 내가 꽂힌 건, 조금은 특이한 느낌이었는지 모르겠다.

 

나, 아무나 호위 안 해.

내가 호위해 주는 거, 영광으로 알아.

 

스스로 인정한 사람만 그 권위를 인정하는 그런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런 올곧으면서도 자부심 넘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은시경의 당당함은 바로 자신에 대한 신뢰이자, 한 번 주군이라 받아들이면 평생을 가겠다는 자신의 다짐 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자신이 평생 주군으로 받들 분을 자기 스스로도 선택할 수 있다는 그런 자긍심 같은, 자존감 같은 게 보였다고나 할까.

 

그래서 저 장면, 공주님께, 공주님도 과히 품위는 없으셨습니다. 라는 말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다 공주님께서 화를 내며 돌아서신 순간 그의 표정은 정말 두근거리게 한다.

 

은시경은 아마 공주님이 자신에게 화가 났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공주님은 돌아서며 미소를 지으시고 계셨지만, 은시경은 그야말로 낭패다, 라는 표정이다.

 

그런데 그 표정은 정말 복합적이었다.

하나는 자신이 함부로 대한 여자가 공주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야말로 찍혔다, 앞으로 죽었다? 뭐 그런 표정이다.

두번 째는 자신이 함부로 말한 것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뜨악함? 같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뭔가 충격 받은 표정. 지금....뭐지? 하는 느낌이랄까?

사실은 마지막에 가장 무게를 둔다.

그는 지금 뒷머리를 강하게 렌치 당한 그런 표정이다.

뭔가가, 아주 큰 무언가가 그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자신도 이것이 뭔지 모르는 상태, 그러나 혼을 빼놓은 듯, 충격을 받은 상태.

자신의 생에 처음,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흔들린 상태.

무언지 모르는 감정에 그는 크게 한 방 얻어맏은 것이다.

감정이 이성을 압도하는, 도대체 지금 이 감정이 뭔지,

지금 왜 심장이 이토록 뛰는지, 그리고 왜 지금 자신은 안타깝고 아쉬운지,

뭐 그런 느낌이랄까.

 

 

 

 

방금 뭐지 하는 저 표정.

이건 옆 근위대원의 옷차림과 다른 은시경의 옷차림이 주는 묘한 느낌이 있다.

혼자서만 옷이 풀어헤쳐진 느낌.

난 여기에서 나름의 은유를 보기도 했다.

공주님께서 성큼성큼 걸어와서 그의 단단하게 닫혀 있던 옷을 열고,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자신도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것.

무장해제된 채, 그 풀린 옷 사이로, 미친 듯이 뛰어대는 심장과 이성이 마비된 듯이 멍한 기분.

흐트러진 그의 옷매무새는, 그리고 열려서 아무렇게나 풀어헤쳐진 그의 검은 수트는

이미 공주님께 마음을 빼앗겨 버린 한 남자를 그대로 보여주는

역작의 미장센이 아니었나 싶다.

 

 

그 다음 장면에서 이어지는 은시경의 황망한 표정.

사실 그의 표정은 진실로 충격 그 자체이다.

내가 공주님을 못 알아봐서 실수했구나, 나 이제 죽었구나, 그런 표정이 아니다.

 

어, 지금 이거 뭐지? 나 지금 왜 이러지?

그래서 나....이제 어떡하지? 의 표정이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기복.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던 올곧고 단단하고 고집스럽다 못해 답답한 그가

처음으로 흔들려본 것이다.

그것도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뛰어대는, 그래서 자신이 지금 왜 이렇게 놀라고 있는지, 왜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지

스스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채,

그는 황망하게 서 있는 것이다.

 

5보 앞으로 외치며, 재하에게 총을 맞을 뻔 했던 상황에서도 그는 놀라지 않았다.

흔들림이 없었다.

군인으로서, 정말 딱 군인 은시경의 모습이었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난 별 느낌이 없었다.

 

재하와 항아에게 훨씬 더 관심이 있었달까.

 

은시경은, 어~ 잘 생겼네. 어, 뭔가 신선하고 맑은 마스크.

이 정도에 그치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뭔가 달라보였다.

내 모든 시나리오와 드라마의 주인공이 은시경이 된 순간이었다.

뭐, 이때 공주님께서 처음 나오셨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은시경과 공주님이 만나는 그 순간, 둘 사이에 엄청난 스파크가 일어나던 그 화학적 반응의 최고치의 순간.

그 때 알았다.

아, 나 이제 이 두 사람 때문에 정신 못 차리겠구나....싶었다.

 

 

 

 

 

은시경이 자기 감정에 충격을 받았을 거라는 건, 이 장면 때문이기도 했다.

저번에 포스팅했듯이(좀 오래 전이기는 하다), 공주님이 노래 부르시는 걸 바라볼 때의 은시경의 표정.

어? 하는 느낌에서 뭐야, 저 여자? 감히 공주님을 모욕해? 에서 다시 어!!! 라는 느낌으로 바뀌던 그 표정.

뭔가 알 수 없는 미묘한 변화를 보였었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들던 여자의 목소리.

게다가 공주님을 닮은 듯 화려하면서도 너무나 반짝이며 아름다웠던 여자.

뭔가 어! 라는 느낌으로 시경의 가슴에 들어왔다.

 

일단 공주님 모독죄로 그 여자를 잡아왔지만, 은근 신경 쓰였을지도.....

그런데 그 여자가 바로 공주님이었고.

 

그렇게 공주님은 자신의 꽉 잠긴 단추를 열고, 무장해제시킨 채, 성큼성큼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서

자신의 심장을 헤집어 놓고는, 또 살랑거리며 가슴을 설레게 했다 떠나버려서 엄청난 상실감을 주는 바람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가버린다.

그리고 그 남은 감정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며, 지금.....난.....뭐지? 라는 기분으로 멍하니 서 있게 되는 것이랄까.

 

 

 

 

 

 

그래서 나는 이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한 사람의 마음에 어떻게 한 사람이 들어오는지, 시각적으로 너무나 잘 보여준, 은유적인 미장센이 아니었나 싶다.

 

 

 

 

 

시경의 걱정, 한숨, 괴로움은....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표정에서 이미 그는 다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영혼과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단 한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람을 갖기 위해, 그 사람 옆에 서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것을 잃고 돌아와, 그녀의 마음을 다시 얻기까지,

자신은 그 어떤 일이라도 다 할 것이라는 것을,

죽으면 죽었지,

자신의 평생에 그녀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합니다>의 은시경은 알고 있다.

 

 

나는, 미소짓는 은시경보다, 수줍은 은시경보다, 쑥스러워하는 은시경보다, 슬픈 은시경보다,

이런 인상쓰는, 충격받은, 그리고 뭔가 단단하면서 딱딱한, 단호한 은시경이 좋다.

이런 표정의 은시경이 나를 설레게 한다.

 

홍대클럽에서의 첫만남, 그 은시경은 정말 뭔가 가슴을 쿵쿵 뛰게 한다.

 

좋다.

 

 

 

더보기

이런 식으로 글을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은시경 사진을, 내가 가슴 떨려 하는, 진짜 설레게 만드는 은시경의 사진을 올려놓고,

왜 좋은지 조금씩 comment를 달 생각이었는데,

앞 부분에서 시간을 끌어서, 내가 좋아하는 은시경을 다 올리지 못하게 됐다.

 

나 참, 정말 나도 수다스러운 인물이다.

 

일하기 싫어서, 잠시 머리 식힐 겸, 은시경 사진 올리며, 이런 은시경 너무 좋다~~~를 외치려고 잠시 적던 글이,

이렇게 또 설레는 은시경의 연재물처럼 될 지경이다.

이것 참.....

 

그래도 여튼, 난......굳은 표정의 은시경이 좋다.

진지한, 단단한, 올곧은 은시경의 표정,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 자체에 자신이 흔들려서 뭔가 찌푸리고 있는 표정, 그런 표정들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베스트 은시경들이 뒤에 줄줄이 있는데,

그건 언제 다 올리려는지.......

이렇게 한 장 한 장 설명하면서 보니, 또 둑흔둑흔댄다.

 

은시경.

이 남자, 정말 내 로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