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그랑블루08 2013. 1. 16. 04:35

"엄마가 숨 쉬는 게 힘들다고 했을 때,

숨을 깊게 겨우 내쉬고 있을 때....

곁에 있어드릴 걸 후회된다.

엄마 많이 힘드셨겠다."

 

 

몇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께 죄송하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그 때 같이 좀 있어드릴 걸 그랬다고, 혼자 힘드셨겠다고.

숨 쉬기 힘드셨을 때, 그 때 많이 힘드셨을 텐데 몰랐다고.

그러시면서 엄마도 힘겹게 숨을 내쉬신다.

 

그래서 우리 엄마처럼 나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이렇게 곁에 있는다.

90세가 넘어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해 마음 아파하시는 70세가 넘은 엄마 곁에

이제 불혹을 넘보는 내가 머무른다.

 

바쁜 일들 사이로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몸이 안 좋으시다는 말씀에

몇 번을 직장에서 엄마집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혹시나 밤에 탈이 나실까 싶어

엄마집에서 함께 자면서

주무시지를 못하는 엄마를 위해 몇 번이나 안마를 해드리며

그렇게 곁을 지켜드린다.

 

윤이가 전화로 물었다.

 

"엄마, 왜 집에 못 와?"

 

엄마가 윤이 아플 때 곁을 지킨 것처럼 외할머니 편찮으실 때도 그래야 한다고 했더니

윤이도 이해를 한다.

 

엄마와 딸, 딸과 엄마.

 

아버지가 말씀하셨다고 한다.

 

자식의 자식이 잘 되는 것까지 보시고 싶으시다고.

 

그러나 아버지는 나도 새언니도 임신 중일 때 돌아가셨다.

엄마가 오늘 그 얘기를 꺼내셨다.

그 말씀을 하시던 아버지가 너무 짠했다고.

그런데 엄마도 아버지 말씀이 너무 와닿는단다.

자식의 자식이 잘 되는 것까지 보시고 싶다고.

오늘 같은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그 말씀을 듣는 딸은 또 마음이 짠해진다.

 

나는 참 바쁜 딸이다.

지금도 너무나 바쁘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 곁을 지킨다.

 

아직은 내게 많은 기회가 있다고 굳게 믿으며 기도하며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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