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미남) 신우 이야기

신우 이야기 57 - 꽃과 어린 왕자(전체 공개 버전)

그랑블루08 2013. 3. 13. 01:45

 

<신우 이야기> 57. 꽃과 어린 왕자

 

 

 

 

 

 

 

 

 

* 배경음악을 틀고 봐주세요.

 

백지영-<잊지 말아요>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말아요

 

차가운 바람이 손끝에 스치면

들려오는 그대 웃음소리

내 얼굴 비치던 그대 두눈이

그리워 외로워 울고 또 울어요

입술이 굳어버려서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우리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눈물이 입을 가려서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우리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혹시 알고 있나요

뒤돌아서 가슴 치고

그댈 보내주던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그 사람을 사랑해줘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언젠가는 돌아와줘요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부디 나를 잊지 말아요

 

 

 

1

 

 

 

손을 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놓아달라고 입을 뗄 수도 없었다.

그의 눈빛이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했다.

그의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눈빛을.....처음 봤던 그 순간을.....기억한다.

그 날 그 곳에서, 나를 보던 그 눈빛이........이랬다.

 

내 손을 잡고 소파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순간, 나는 그 어떤 거절도 하지 못했다.

 

거절하려면 그 이전에 했어야 했다.

그가 문을 잠가버렸을 때, 그의 뺨을 때려버렸어야 했다.

그의 팔이 내 허리를 감싸고, 그의 혀가 내 목을 핥았을 때, 그 때 그를 밀어버렸어야 했다.

뒤에서 안아오는 그의 손길을 거부했어야 했다.

나는 이미 그 때, 그의 손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의 손이 블라우스의 단추를 여는 걸 방관만 하며, 아니 도리어 저릿해하며, 그의 손길을 즐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소파에 나를 앉히는가 싶더니, 그는 내 어깨를 잡고, 소파 위로 눕혔다.

 

신..우.....

 

그는 내 입에서 그 어떤 말도 흘러나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잠깐...잠깐만요! 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내 입술에 그는 또다시 입술을 맞닿아 왔다.

뜨겁고 강렬하게 그는 내 입술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혀와 혀가 얽히면서, 자꾸만 야한 신음소리가 뱉어진다.

막아보려고 해도, 신음은 내 이성을 뚫고 나와버리고 만다.

 

 

--중략---

 

 

그의 입술이 내 목을 지분거리더니, 서서히 아래로 내려간다.

 

“그만......그만.......”

 

내 목소리는 마치 다른 여자의 목소리인 양 낯설다.

정말 그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게 맞는지, 그조차도 신음소리와 함께 묻혀 버리고 만다.

 

 

---중략-----

 

너무나 정직한 그의 시선이 부끄럽게 한다.

지금이라고, 지금 그를 밀어내고 도망가야 한다고,

내 이성의 어느 부분이 내게 외쳐대고 있지만,

마치 불꽃이 이는 듯한 그의 눈을 마주한 순간, 손 끝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다.

 

“미녀야...........”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간절하게 내 이름을 부른다.

그를 밀쳐내야 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마치 내 의사를 묻는 듯이, 그는 내 눈을 바라보지만, 나는 또다시 그의 눈길을 빗기고 있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

 

 

아.......

 

 

---중략----

 

 

원초적인 쾌감.

등 뒤를 자르르 흐르는 쾌감이 입술 사이로 자꾸만 색스러운 신음을 뱉게 한다.

그의 혀는 내 몸을 모두 안다는 듯이,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안다는 듯이, 움직였다.

그의 혀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내 몸은 무너져내렸다.

 

 

 

----중략------

 

 

방심하고야 말았다.

그의 손길이 얼마나 감각적인지, 이 남자가 얼마나 자극적인지, 바보 같이 그에게 내 모든 걸 맡겨버리고 말았다.

안 된다고, 그만 하라고, 외쳐대는 이성 사이로, 내 안에 가라앉은 어두운 욕망은 그의 손에 반응하며, 도리어 그의 신음을 끌어내고 있었다.

 

 

----중략-----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저릿한 느낌.

자꾸만 허리를 요동치게 하고, 펄떡거리게 만드는 느낌.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을, 이토록 생경하게 깨워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그의 혀는 내 몸의 모든 감각을 일깨우고 있었다.

정말 나도 알 수 없는 원초적인 여자가 깨어나고 있었다.

그의 입술 앞에서 허리를 비틀며, 묘한 신음만 수도 없이 뱉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모든 생각은 사라지고, 오로지 그의 입술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중략------

 

 

내 귀 사이로 그의 거친 숨소리가 느껴지는 순간, 머리 끝까지 통과하는 고통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악.........

   

 

----중략------

 

 

모르겠다.

예전의 그라면 멈추었을까.

내가 아프다고 하면 그가 멈추어주었을까.

 

지금의 그는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도리어 절박해 보였다.

나를 가져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그를 자꾸 몰아붙이고 있었다.

 

 

 

 

 

 

-----중략-------

 

 

숨을 가다듬는 내 귀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은 잠긴 듯, 거칠지만,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가........

 

“하아.......미녀야.........”

 

숨을 헐떡이는 그의 목소리는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었다.

지금 내 안에서 터져버린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그의 목소리 사이로 그의 마음이 비쳐진다.

나는 애써 눈을 감으며, 그의 마음에서 빗겨선다.

 

그때였다.

 

복도에 불이 켜지면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오셨다구요? 이상하네. 연습실은 불이 꺼져 있어요.”

 

그러더니 연습실 문이 몇 번 흔들렸다.

 

이아영......그녀였다.

이 남자와 열애설이 난 여자.

 

순간 그도 나도, 얼어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둘 다 어쩌지 못하고,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문도 안 열려요. 잠겼는데요?

네? 원래 열어둔다구요? 아닌데....지금 잠겨 있어요.

네.......네....내려와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그럼 여기에서 기다릴게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장비서님이든 누구든 지금 내려오겠다고 한 게 분명했다.

 

“신우...형.......”

 

“일단 넌, 여기 있어. 내가 나갈게.”

 

그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언제 흐트러졌나 싶게, 그는 다시 단정한 정장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나는 블라우스로 몸을 가린 채, 우두커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나가려던 그가 다시 내게 왔다.

 

“미녀야.......이상한 생각 하지 마. 알겠지?”

 

그의 눈은 오롯이 나를 바라본다.

저 눈 속에 마치 나밖에 없다는 듯이 착각이 들게 만든다.

내 뺨을 쓰다듬던 그는 내 입술 위로 또다시 내려앉아 길게 내 입술을 빨아 당겼다.

그의 태도는 확신이었다.

내가 자기 거라는 확신. 아니 내게 하는 강요인지도 몰랐다.

이제 나는 자신의 것이라는......

내 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그의 몸짓이었다.

 

“전화할게.”

 

그는 그렇게 성큼성큼 문을 열고 나갔다.

 

“아영아, 여긴 웬일이야?”

 

“어? 신우 오빠. 어떻게 된 거예요? 아까 문 잠겨 있던데?”

 

“피곤해서, 소파에 좀 누워 있었어. 무슨 일이야? 여기까지 다 오고.”

 

“그게....오빠 바쁘신 건 아는데요. 아무래도 기사가.........”

 

“기사?”

 

“네. 기사가 터질 것 같아요.”

 

“하아...........나가서 얘기하자.”

 

방금 전까지 내 안에서 나를 뜨겁게 달구던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함께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지금 여기서 뭘 하는 거지........

다 벗은 몸으로 연습실에 흩뿌려져 있는 내 옷가지들.......

지금 난 뭘 한 걸까.

그러면서도 그와의 시간은 여전히 내 몸에 여운을 남겨, 자꾸만 파르르 떨리게 만든다.

 

 

 

처음 그와 관계를 가졌을 때와는 또 달랐다.

그 날은, 그래 내 스스로 납득시켰다.

내 마지막, 내 사랑을 이제 끝내기 위한 의식일 뿐이라고,

그날, 이루지 못했던 내 사랑의 끝을 위해서, 하코네의 밤이 연장되었을 뿐이라고 나 자신을 납득시켰다.

아팠다.

마음이 아픈 건지, 몸이 아픈 건지 알지 못한 채로, 그를 내 안에 받아들였다.

고통스러울수록 다행이다 싶었다.

내 사랑은 이토록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이제 이 고통을 끝내버리겠다고 그렇게 믿었다.

이제 미련 따윈 없다고, 이제 다시 돌아보는 일 따윈 없다고, 내 인생에 이 남자는 이제 끝이라고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내 온 몸에 새겨지는 이 고통을 잊지 말자고, 그렇게 이를 악물며 참아내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이성이었다.

내 이성은 머리로 판단하며, 그럴 수 있다고 나를 세뇌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감정이라는 것은, 그 어떤 이성의 가르침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감각은 살아 움직인다.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도록 감각은 살아서 작은 스침에도, 작은 부딪침에도 휘몰아쳐버린다.

그의 손길.......그의 입술.......그의 숨소리......

그것이 얼마나 자극이 되는지, 알아버렸다.

금기...금기였다.

내게 그는 금기였다.

 

어쩌면 벌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몸과 내 영혼을 신께 받쳐놓고 인간을 사랑한 죄.

그 죄를 그대로 지금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손이 스친 곳마다, 그의 입술이 머문 곳마다 춥다.

너무 춥다.

그가 떠난 곳은.....늘....얼어붙은 겨울이다.

 

 

 

 

2

 

 

 

혼자.......

그녀가 혼자 있다......

 

 

일이 길어져서 정훈이에게 전화를 했다.

 

“어, 신우 형! 다들 일이 있어서요. 지금 고미녀 씨 혼자 계세요.”

 

“미녀 혼자 있다고? 나도 오늘 연습 못 들어갈 것 같은데......”

 

“예? 형도 못 들어오세요?”

 

“그래. 방송국 미팅이 잡혀서 바로 가기 힘들어.

미녀한테도 늦게까지 있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정훈이와 전화를 끝내면서부터 약간씩 불안해 온다.

곧 저녁시간.......

오늘 외부 미팅이 많은 날이라 사무실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신생 회사다보니, 그리 많은 사람이 있을 수도 없었고, 얼마 없는 직원들도 외부로 뛰어다니느라 바쁜 상황이었다.

장비서가 있나.......

 

생각해 보니, 장비서도 오늘 일찍 나가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정실장님은 아예 오늘 비번으로 월차를 내셨고.........

 

바보 같이 혼자 계속 있는 건 아닌지.......

 

점점 초조해져온다.

모르겠다.

성인인 미녀가 애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늘......미녀에 대해서만은 불안해진다.

저번에도 연습실에 이상한 인물이 들어왔다가 나가서 출입 통제 철저히 하라고 직원들에게 한 마디 하기도 했었다.

뭔가 불안하다.

 

늘 그렇다.

미녀에 대해서만은 늘 불안했다.

방송국 미팅도 하는 둥 마는 둥, 마음이 조급해오고 있었다.

결국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다음 약속을 잡고는 연습실로 차를 몰았다.

아무리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늦었다.

내 마음만큼 나가지 않았다.

아무리 밟아도 늦었고, 느렸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만 같다.

 

그렇게 그녀 앞에 섰다.

노을이 지는 어둑한 연습실 안에, 그녀는 나를 놀란 듯 보며 서 있었다.

뭔지 알 수 없는 안도감이 어느 순간 심장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쿵...쿵.....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뛴다.

 

그녀는 그 사이 당황한 듯 가방을 찾으며 나가려 한다.

아니, 그때까지만 해도, 데려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거면 된다고, 별일 없어서 다행이라고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가방을 챙겨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미녀의 향기를 느낀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도망가는 그녀를 잡고 싶었다.

데려다 줄게.....그 말이면 충분했다.

그 말을 던지면 되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내 이성과는 달리 검은 내 욕심은 다른 말을 꺼내놓고 말았다.

 

“정말.......괜찮은 거야?”

 

“무슨....소리예요?”

 

“강신우 이아영 열애.......”

 

나는 무슨 말을 듣고 싶었을까.

너의 흔들림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직은 나의 존재가 너의 마음 속에 아주 조금은 신경쓰이게 하고 있다고, 그걸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차가웠다.

가슴 저 안까지 시리게 할 만큼, 차가웠다.

자신에겐 나라는 존재는 없다고, 차다 못해 시리게 내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었다.

정말일까........

가슴을 무너지게 하는 그 말 때문에, 내 검은 속내는 더더 위로 솟구쳐 올라오고 만다.

눌러보고 눌러보지만, 내 입술은 그녀의 입술 위에 닿을 듯이 다가간다.

그녀를 위협하듯이, 그녀의 입술을 가질 것처럼 들이댄다.

 

“난......안 괜찮아.

난 여전히 계속 너만 보면.....이러고 싶어.......”

 

그렇게 그녀의 입술을 가졌다.

늘 탐나고 탐나는, 그래서 가질 때마다 마치 처음인 것처럼, 그리고 마지막인 것처럼,

가질수록 아까운 그녀의 입술을 몇 번이나 가졌다.

그녀의 입술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혀끝으로 맛보는 그녀의 입술은 설레다 못해 가슴을 터지게 만든다.

 

“강신우 씨......제발........”

 

“아니! 이 정도가 아니야!

널 더.......깊이....안고 싶어.........”

 

“도대체 왜 자꾸 이래요?

이제 좀...그만 하자구요!! 제발 그만 좀!!!!”

 

“고미녀! 우리, 정직하기로 했었잖아.

적어도....예전에 고미녀는 정직했어.

자기 감정에 솔직했다고!!

니 감정에 솔직해 보란 말이야!!!!!”

 

“제발.....요.......제발........이러지 말아요.”

 

피하는 그녀 때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그녀의 입술을 가지지 못하면 죽을 것만 같았다.

마치 그녀의 입술을 가지면, 그녀를 가질 수 있을 것처럼, 나는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입술 안으로 도망가는 그녀의 혀를 가지고 감싸고 핥았다.

여전히 도망가는 그녀의 입술은, 그녀의 혀는, 자꾸만 가슴을 서걱대게 한다.

모자란다. 아무리 입을 맞춰도, 아무리 그녀의 혀와 얽히고 쓰다듬어도,

모자란다.

내 마음을 다 채울 수가 없다.

나도 안다.

지금 이 마음은.......짐승의 그것이다.

수컷처럼 나는 내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 순간, 미녀가 내 가슴을 밀어버리고는 몸을 돌려 문을 열려고 했다.

모르겠다.

내 품 안에 있던 따뜻하고 말랑한 몸이, 부드러운 입술이 사라진 그 순간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를 놓을 수가 없었다. 놓으면, 내가 죽을 것만 같았다.

나는 한 마리 짐승처럼, 그녀의 말대로 치한처럼, 강압적으로 열린 문을 닫아버리고는 그녀를 뒤에서 덮쳤다.

그녀를 문 사이에 가두고 내 욕망을 그녀의 몸에 드러내었다.

문을 잠그는 그 순간.....나는 이미 내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오로지 수컷인, 욕망에 져버린 한 짐승만이 있었다.

 

 

-----중략------

 

 

그 순간 그 날이 그대로 떠올랐다.

처음으로 온전히 그녀를 안았던 날, 내 여자라 확신하며 품었던 날........

그 날의 감각은 너무나 강하게 몰아쳐 내 이성을 몰아내 버리고 그녀를 내 손 안에 품게 했다.

 

 

----중략----

 

 

이미........나는 그곳에 없었다.

 

 

----중략------

 

 

그만하라는 그녀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미 나는.........감각의 노예였다.

오늘 너를 품지 못한다면, 죽을 거라고......

나는 살 수 없을 거라는 절박함이 나를 밀어붙였다.

 

----중략------

 

더는.......참을 수가 없었다.

더는........

 

막무가내로 그녀의 손을 잡고, 소파로 끌고 갔다.

그녀가 안 된다고 해도, 나는 오늘 그녀를 가져야 했다.

내 걸로 만들어야 했다.

내 여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내 거다.

 

 

- ---중략-----

 

폭발해버렸다.

 

---중략---

 

가져야했다.

그녀를 온전히, 내 여자로 가져야했다.

그렇게 나는 짐승처럼 그녀에게로 다가가 그대로 가져버렸다.

아파하는 걸 알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중략----

 

절박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놓을 수 없다는, 그녀는 내 여자라는, 내게서 도망갈 수 없다는,

내 소유욕의 폭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중략-----

 

알 수 없는 절박함에, 내 남성은 울부짖고 있었다.

 

그 짐승 같은 울음은 오로지 하나였다.

그녀가 내 여자라는.......그것을 확인하고 싶다는.......

 

 

 

3

 

 

 

 

이야기를 하자는 아영을 데리고 사무실 옆 내 방으로 올라와서도 계속 나는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앉아 있었다.

 

“오빠, 신우 오빠......”

 

“어? 어. 얘기해.”

 

“무슨 일 있어요? 얼굴도 붉은 것 같고.....피곤한 것 같기도 하고.......”

 

“어?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닌 거 아닌데요? 이상해요. 넋이 나간 거 같다구요.”

 

“아니야. 아까 하던 얘기마저 하자.”

 

아영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영을 앞에 대하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내 정신은 멍청해진다.

내 몸은 여전히 그녀에게 가 있는 것 같다.

멍청한 와중에도, 자꾸만 미녀의 벗은 몸이 떠올라 얼굴에 열이 올라온다.

아영을 의자에 앉혀 놓은 채로, 나는 냉장고에서 찬물을 꺼내어 벌컥벌컥 마셔댔다.

 

“차, 줄까? 내 방에 뭐, 다른 건 없고....커피는 줄 수 있는데........”

 

“아니, 됐어요. 그냥, 얘기해요.”

 

“그래.”

 

“어떻게, 하실 거예요?”

 

“뭘?”

 

“아버지들 문제......말이에요.”

 

“하아..........”

 

내가 한숨을 쉬자, 아영은 내 눈치를 살핀다.

 

“오빠........”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아마 오빠랑 나랑 기사 터질 거라는 거.......

스캔들 정도가 아니라, 공식 발표 하실 거 같아요.”

 

“누가? 우리 아버지?”

 

“네.......”

 

“그래, 그럴 위인이지. 어떻게든 날 쪼아대시겠지.”

 

“...................”

 

“아영아........”

 

“네?”

 

대답하는 아영의 목소리가 떨려나온다.

이 아이는 어쩌면 내게 진심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또 죄를 저지르고 말았는지 모른다.

 

“미안하다. 다, 내 잘못이야.”

 

“신우 오빠가...왜요? 오빠가 무슨 잘못을 했다구요?”

 

“미안해. 너 괜히 나랑 우리 아버지 때문에......그 사이에 끼어서,

못 볼 거 보고......미안하다. 정말.....”

 

“오빠! 그렇게 말하지 마요!! 나, 비참해지려고 하니까.”

 

“아영아.........”

 

“미녀 씨.....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뭐?”

 

“알고.....있어요. 두 사람 사이.........”

 

“............미안하다.”

 

“미녀 씨, 아직도 그렇게 좋아요?”

 

아직도........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게 미녀는, 늘.....현재 진행형이었다.

언제든 멈출 수 있는, 마치 이미 지난 시간을 잡고 있는 듯한 ‘아직도’라는 말은 떠올려 본 적이 없다.

그녀는 늘 내게 지금이었다.

지금, 이 순간, 내 전부.........

 

“한 번도, 내 마음은........변한 적이 없었어.

늘.......미녀였어.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담담한 내 목소리와는 달리 아영의 눈에 눈물이 고여 간다.

이 아이는, 나를 품었던 걸까.

내가 미녀만을 품느라 헤아리지 못하는 사이, 나는 또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래도 나는 이기적이다.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내 눈에 미녀밖에 안 보여서, 나는 지금 다른 이를 돌아볼 여력이 없다.

그래서 미안하다.

 

“오빠.....나는요.....난요......”

 

“아영아.......”

 

“들어줘요. 다 알아요. 다 알고 있었어요.

오빠, 아직 미녀 씨 좋아한다는 거, 그거 다 알고 있었어요.

미녀 씨는 끝났다고 했지만, 오빠는 늘 미녀 씨만 보고 있었으니까.......

다른 사람을 보는 눈과, 미녀 씨를 보는 눈은 확연히 달랐으니까....

모를 수가 없었어요.

차갑게 죽어 있던 눈이, 미녀 씨를 볼 때만 살아 있는 것 같았어요.

감정이 담겨 있었어요.”

 

그래 그랬을 것이다.

감정 없이 일처리를 하려고 해도, 미녀 앞에서는 그게 안 되었다.

늘 미녀를 바라보면, 내 속에서 무언가가 용솟음쳐 올라왔다.

화가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독한 집착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 가장 저질스러운 질투가 되기도 했다.

미녀에게만은 그랬다.

내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만은, 나는.......감정 없는......얼어붙은, 얼음 같은 인간이 될 수 없었다.

 

“나는......안 되는 거예요?”

 

“아영아.........”

 

“오빠에겐 오로지 미녀 씨밖에 안 되는 거예요?”

 

“미안하다. 정말........”

 

아영의 눈에서 눈물이 툭툭 떨어져 내렸다.

받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마음은, 단 하나밖에 없다.

단 한 번 움직인 이 마음은, 오로지 그 주인만을 찾아갈 뿐이었다.

절대적인 존재. 그 사람이 내겐 미녀였다.

 

아영은 의자에서 일어서며, 나가려다 바로 주저앉아버린다.

무엇이 그토록 서러웠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내고 있었다.

이 모든 게, 아버지와 나의 죄였다.

한 사람의 마음을 짓밟을 권리는 내게 없을 진대, 나는 지금 처참하게 한 영혼을 밟아버린지도 모른다.

울고 있는 아영의 두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아영은 그대로 내 품에 안겨 들어왔다.

 

“잠시만...잠시만 안아주세요.

한번만, 오빠 품에 좀 안아줘요. 나중에 미련 남지 않게....한 번만요.”

 

모르겠다.

아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나는.......혼자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아파하는 아영보다 내게 그녀가 더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것 때문에 더 미안해서 어깨를 더 두드려줬는지도 모르겠다.

집에 데려다 달라는 아영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아영의 집까지 바래다 주고 나서야 미녀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그러나 미녀의 전화는 꺼져 있었다.

뭔가 이상해서 찾아가볼까 하는 즈음, 종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종현아.”

 

“형!! 형!! 큰일 났어. 형 기사 뜬 거, 알고 있어?”

 

“어? 아니.”

 

“지금 그렇게 낭창하게 대답할 때가 아니라고!

당장 사무실로 들어와!”

 

종현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종현이와의 전화를 끊자마자 정실장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당장 사무실로 들어와야 한다는 다급한 문자.

 

늘......이렇게 꼬인다.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순서겠지.

 

 

 

 

 

4

 

 

 

 

“예. 절대 아닙니다.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아니라니까요? 확실하면 당연히 저희가 공식입장 내죠.

예. 그럼요.”

 

“이 기자님, 진짜 장사 한두 번 하세요?

무슨 엔터테인먼트와 언론사의 결합이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사무실은 전쟁터였다.

모든 전화기가 울려대고, 직원들 전체가 붙어서 변명을 해대고 있었다.

 

아버지는 멋지게 한 건 하셨다.

약혼이라.......

스캔들 정도로 끝낼 거라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다.

초강수를 두셨다.

이제 봄이 되면, 겨우 스물여섯.

그래서 약혼이니, 결혼이니 이쪽으로 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런데 바로 약혼 발표라니......

그것도 당사자의 부친의 발표......

아니라고 한들 누가 믿겠는가.

웃기게도, 아버지가 대주주로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장 주식이 어마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걸 노리신 거겠지.

나를 압박하면서, 뒤로는 실속을 챙기시겠다는.......

 

그랬다. 아영은 가장 잘나가는 T케이블 회사 오너의 무남독녀였다.

아영이 내 팬인 걸 알고, 아버지는 일부러 이렇게 일을 성사시킨 것이다.

<스캔들> 프로에 자회사 오너의 딸을 동참시킨 데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었다.

내게 단 한 번의 언질도 없었다.

스캔들이 뜨고 나서......아영의 고백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설마 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하실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 목을 옥죄기 위해 아버지는 초강수를 두셨고, 나는 목줄을 맨 채, 질질 끌려가는 형국이다.

 

그전까지 T회사 쪽에서 아영의 배경이 오픈되는 걸 막고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일부러 배포하는 느낌이었다.

공중파가 아니지만, T회사는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케이블 회사였다.

아니 케이블 회사라고 말하기 민망할 만큼, 승승장구하는 회사였다.

예능 프로그램마다 성공시키고 있었고, 드라마 제작은 공중파보다 월등하게 질적으로 높았다.

공중파에서 내로라 하는 피디들은 모두 스카웃할 정도로 재력도 상당했다.

그런 회사의 무남독녀이니, 아버지가 가만히 계실 리가 없었다.

 

나는 이 싸움을 어디까지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것이 그렇게 바라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까.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는 것이,

그렇게 내가 바라서는 안 되는, 감히의 영역인가.

지친다.

이 모든 싸움에서.......나는......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지만, 이미 진 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나 홀로, 이미 다 진 싸움에서 발가벗고 무기도 없이 내팽겨쳐진 것 같다.

내가 그렇게 과한 욕심을 부린 것일까.

처음으로 가슴을 두드린, 내 가슴에 들어온 한 여자를 품는 것이, 그렇게 과한 욕심인가.

내 생애, 처음으로, 갖고 싶은 그 사람을 품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그렇게 과한 욕심인가.

내가........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신우야!!!!!!! 어디 가는 거야?!!! 야!!!! 강신우!!!!!!!!”

 

정실장님이 나를 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와 버렸다.

모르겠다.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라지.

더 이상은.....정말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다.

 

 

 

5

 

 

 

그렇게 그녀의 집으로 달려왔다.

초인종을 누르고 또 눌러도 대답이 없다.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다.

 

“미녀야!!!!!!!!”

 

이젠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윗층 사람들이 내다보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쳐다보더라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봐야겠다.

내 여자를.......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하는 단 한 사람을 봐야겠다.

죽을 것만 같다.

정말.......이제는.....더 이상......견딜 수가.....없다.

 

“미녀야!!!! 제발!!!!!!!”

 

부르짖음이 울음으로 번질 때쯤......문이 열렸다.

 

“강신우!!! 돌아가!!!!!”

 

그곳에는.......미녀를 닮은.....다른 사람이 서 있었다.

 

“고미남!”

 

“당장 돌아가라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마!!!!

니 그 더러운 입에 미녀 올리지 마!!!!”

 

“부탁이다! 미녀 좀 만나게 해줘. 꼭 봐야만 해. 부탁이야!!!!”

 

“뭐? 미녀를 봐? 니가 무슨 낯짝으로 미녀를 보겠다는 거야? 어?

내가......미녀 봐서 참았다. 그놈 때문에 참았는데, 뭐? 지금 뭐하는 짓이야?

너 사람 가지고 놀아? 어? 우리가 고아니까 우습게 보여?”

 

고미남은 내 멱살을 잡고는 벽으로 밀어붙였다.

 

“부탁이야. 제발....미녀 좀 만나게 해 줘. 할 말이 있어. 꼭 해야 돼. 제발......”

 

“이 자식이! 그래도!!!!!”

 

왼쪽 뺨이 휙 돌아가도록 아픔이 퍼져간다.

입술에서는 비릿한 핏내가 난다.

그래도 놓을 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그녀를 보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제발!!!!! 보게 해 줘. 제발!!!!!!”

 

“이런 바람둥이 같은 자식이!!!!!!!!”

 

고미남의 발길질이 가슴으로 던져졌다.

숨이 컥 하고 막혀왔지만, 멈출 수 없었다.

고미남의 다리를 잡고 매달렸다.

아니 무릎을 꿇었다.

 

입술에서는 짠 맛이, 비릿한 맛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시야가 흐려지지만, 그래도 그의 다리를 놓지 않았다.

그의 다리를 놓으면, 영원히 미녀를 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미친 새끼!!!!!!!”

 

그의 주먹에, 그의 발길질에, 몇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내 입에서는......미녀를 제발 보게 해 달라고, 제발 그녀를 만나게 해 달라고, 애타는......신음 같은 소리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야, 이 새끼야!!!!! 고미녀!! 여기 없어!!!!

다 너 때문이야!!! 알아? 이 바람둥이 같은 자식아!!!!!

돌아갔다고! 고미녀, 그 자식!!!!! 여기 떠났다고!!!!!”

 

떠나다니.....어디로 갔다는 말인가....도대체 어디로...어디를 간 거란 말인가......

 

억지로 몸을 일으켜서는, 간절하게 물었다.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도대체 어디로 떠났다는 건지.........

 

“처음으로 돌아갔다!!! 됐냐? 이제 만족해?

이제 그 자식 괴롭히지 마!!!!! 아니, 이젠 니 손에 아예 미치지 않을 테니, 괴롭히고 뭐고도 없겠지.

어차피 미녀는 처음부터 남자와 연을 맺을 녀석이 아니었어.

너 때문에!!!!!! 잠시 흔들렸던 거라고!!!!!

이제 지가 있을 곳으로, 그 처음으로 돌아갔으니까!!! 더 이상 건들이지 마!!

한 번만 더 이 근처에 얼씬거리면, 정말 아작을 내놓을 테니까!!!!!!”

 

겨우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는데, 고미남은 그대로 문을 쾅 하고 닫으며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처음으로....돌아갔다....고?

처음으로............처음...........?

 

심장에.....말도 못할, 아니 숨도 쉬지 못할 고통이 엄습해온다.

떠났다. 그녀가.......

그녀의 처음은.........신의.....세계다.

인간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신의 영역.......

그곳으로 갔다고? 왜? 도대체 왜?

그렇게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서......떠나버렸다고? 왜? 도대체 왜?

 

눈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뿌옇게 가득차 올라, 뜨겁게 얼굴을 적시기만 한다.

 

나는..........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달려온 것인가.

나는.........지키기 위해서 달렸다.

그러나...........아무 것도 지키지 못했다.

모든 것을 잃었다.

내 전부를 잃었다.

 

난.........잃을 수 없는데, 난.........살 수가 없는데.........

다시......그녀가 없는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데........

 

 

 

내 심장은 뛰지 않는다.

단 한 번도 뛴 적이 없었다.

내 심장은 얼어 있었다.

차가운 겨울의 얼음처럼, 무자비하고 냉혹하게 얼어있을 뿐이었다.

주위를 얼려버릴 것처럼, 그렇게 시리기만 했다.

 

그러던 내 심장이 울리고 있었다.

쿵.........쿵....쿵....쿵...쿵쿵쿵쿵.......

무언가가 흔들리던, 그 날.....

무언가가 가슴 안 쪽에서 뛰어대던 그 날.......

무언가가 울리고 있었다.

심장이.....

내 심장이.......

뛰었다......

처음으로 뛰었던 그 날.....

생각했다.

이 아이만이 내 심장을 뛰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이 사람이 아니면, 내 심장은 뛰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믿었다.

 

그녀가.......내 심장을 뛰게 했다.

그리고......

그녀가......내 심장을.......멈추게 했다.

 

 

이제......

나는.....

심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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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에 온다는 말씀을 드려놓고, 이제야 왔습니다.

게으른 절.....용서하시길......

 

2월 동안 틈틈이 계속 썼었는데, 뒷부분이 계속 안 써져서 끙끙대고 있었다지요.

사실 앞부분도 1달 넘게 썼답니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싶고, 고민도 되고........

 

물론 좋은 글은 아니었지만, 앞의 이야기를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노심초사 고민도 되고.......

잘 마무리하고 싶은데, 그건 정말 제 과한 욕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설프고 별 거 없는 결말이더라도.....

제 부족한 능력 때문이니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60회에 끝낼 것 같습니다.

 

갈수록 망치고 있는 기분......

사실...제 글 별 거 없습니다.

그러니 실망하셨어도 할 말이 없다능요.....ㅠㅠㅠㅠㅠㅠ

 

이번 회는 1회, 4회, 5회, 26회, 27회와 많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목은.....4회와 연결되어 있다지요.

 

이제......끝을 향해 달려가네요.

그러다보니 점점 더 감상적으로 변하는 듯합니다.

참 오랜 세월 잡고 왔네요.

제대로 쓰고 싶다는 욕심이, 도리어 더 쓰지 못하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써놓고 보면, 결국 이것이 제 깜냥의 바닥이었음을.......보게 됩니다.

 

그저....제 주어진 깜냥대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아직까지 보아주시는 님들...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아직 보고 계신다면, 제가 출석을 부르고 있습니다.

손을 아직 안 드신 분들은 아래 주소로 가셔서 살포시 점하나 찍어주시길........

http://blog.daum.net/grandblue08/8746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