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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0 - 믿음에 대한 정의(전체버전)

그랑블루08 2013. 7. 7. 00:15

(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0 - 믿음에 대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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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죠 - 나윤권,아이유

어쩜 우리 어쩜 지금 어쩜 여기 둘이 됐을까요
흐르는 시간, 별처럼 많은 사람 속에...

W: 내 맘~ 가득~ 그대~ 소복소복 쌓여요
M: 내 마음 속 내 눈 가득 온통 그대 소복소복 쌓여요
차가운 손끝까지 소리 없이 따뜻해 지나봐.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눈에 가득 차 있죠.
이젠 그대 아플 때 내가 이마 짚어줄 거예요.
겁내지 말아요, 우리 꿈처럼 설레는 첫사랑이죠.
조심스럽게 또 하루하루 늘 차곡차곡 사랑할게요.

W: 그댈~ 떠올~ 리면~ 발그레해지는 맘
M: 그대 얼굴 그 목소리 떠올리면 발그레해지는 맘
하얗게 얼어있던 추운 하루 녹아내리나봐.

보이지 않아도 우리 마주 쥔 두 손이 참 따뜻하죠.
그대 잠 못 드는 밤 내가 두 볼 감싸줄 거예요.
서로를 믿어요, 우리. 별처럼 반짝일 첫사랑이죠.
두근거려도 또 한발 한발 좀 더 가까이

반가운 첫눈처럼 나에게 온 그대와 첫 입맞춤을 하고파[첫 입맞춤을 하고파~]
들려요 그대 마음 세상엔 우리 둘 뿐 인가봐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눈에 가득 차 있죠.
이젠 그대 아플 때 내가 이마 짚어줄 거예요.
겁내지 말아요, 우리 꿈처럼 설레는 첫사랑이죠.
조심스럽게 또 하루하루 늘 차곡차곡 사랑할게요. You're my first love


가사 출처 : Daum뮤직

 

 

 

 

 

 

26

 

 

 

 

 

“공주님, 제가.....보내드리겠습니다. 궁으로......”

 

분명 그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폭풍처럼 몰아친 그를 연거푸 받아내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기절하는 듯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 나의 마지막 기억은 또다시 내게 깊이 다가왔던 그의 입술이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이후였다.

그는 이미 일어난 듯, 내가 몸을 움직이자 자신의 품에 나를 꽉 안아주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응.......근데......”

 

“예?”

 

“나, 죽을 거 같아......”

 

내 말에 그가 순간 멈칫 하는 게 느껴졌다.

 

“혹시...몸이 많이 안 좋으십니까?

제가...너무......”

 

“그러게. 왜 그랬어요. 나.....온 몸이 다 쑤시고 아파......”

 

“그게......하아.....저도.......잘......참아지지가 않아서......죄송합니다. 공주님.”

 

“그러면서, 처음엔 어떻게 참았대요?

그거, 다 구라였던 거죠?

참는 척하다가, 나중에 이러려고, 그랬던 거 아니에요?”

 

내가 계속 흘겨보자, 그의 얼굴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아, 아닙니다. 공주님.....그건 진짜......

그러니까....그땐.....공주님을.......하아....품기 전이니까....참을 수가 있었는데.....

공주님을 안고 나서는....하아....도저히...불가능해서......”

 

그의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다.

 

“또또!!!”

 

“예?”

 

“또 이런다구요. 알았어요. 당신이 야누스인 거 알겠으니까....

적응 안 되게, 그런 순진남 코스프레는 하지 마. 당신 짐승인 거 확실하게 알고 있으니까....”

 

“무슨...말씀이십니까?”

 

걱정스러운 검은 눈을 보니, 더 놀리다가는 이 남자 울겠다 싶어서 그만 두기로 했다.

 

“에효....됐어요.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나, 근데 배고파요. 이러다 아사하겠어.”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아랫도리를 걸쳐 입고, 방 입구에 놓여 있는 쟁반을 가지고 왔다.

 

“어? 여기서 먹어요?”

 

“힘드신데 그냥 앉아 계세요.”

 

나는 시트로 온 몸을 돌돌 말아서는 그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침대 아래에 있던 접이식 테이블을 꺼내어 침대 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점심과, 아까 아침에 갖다놓은 쟁반까지 모두 펼쳐두었다.

 

다 식어 버린 스테이크가 놓여 있었다.

아침은 스프와 빵, 약간의 샐러드.......

 

“다시.....데워 올게요. 공주님. 아무래도 다 식어서......”

 

“아니야. 그냥 먹을게요.

내 처지에, 이것도 감지덕지지.”

 

그냥 먹겠다는 말에 그는 약간 주저하더니, 스프를 한 스푼 떠서 내 입술 앞으로 가져왔다.

 

“지금....뭐하는 시츄에이션이에요?”

 

“흠흠....반성...하는 중입니다.”

 

반성?

하...이 남자 봐라......

 

“뭘 반성해요?”

 

“공주님......밤새도록 괴롭혔으니...이렇게라도.....”

 

“뭐~ 밤새도록? 이것 봐요. 순진남 코스프레하는 짐승남씨~!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까지거든요?

그렇게 달려들 거면서, 참기는 어떻게 참았대?”

 

약간은 빈정빈정대며 그를 놀려대자, 그의 얼굴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그래서...제가......그렇게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린 건데......”

 

“하~! 뭐야! 지금 내 탓이라는 거야?

와~~ 이 남자..봐.....알았어요. 알았어. 다~~ 내 잘못이야.”

 

“드세요. 공주님........”

 

내 말에는 별 반응 없이 그는 내게 수프를 먹이는 것이 일생일대의 사명이라는 듯이 내 입술 앞에 내밀고 있었다.

앙 하고 입을 벌리자 그는 신중하게 스푼을 내 입술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다 식은 스프였지만, 그래도 부드러운 미음 같은 스프가 들어가자 위가 조금은 안정되는 것도 같았다.

게다가 그의 태도가 너무 진지해서 놀려대고 싶던 마음이 조금은 식고 있었다.

 

“뭐예요?”

 

“예?”

 

“지금.....뭔가.....좀....그래.......”

 

내가 계속 놀려대고 있지만, 그는......뭔가 안타까워보였고, 아파보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마치 이 순간이....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라는 듯이, 그의 태도는 신중했다.

 

“공주님과......함께 하는.....두 번째.......식사네요.”

 

그 말에 놀라서 그를 바라본 순간, 그의 눈은 또다시 깊게, 너무나 깊게 잠겨 있었다.

잠시 목이 메었던 재신이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러면.....은시경 씨도 먹어요. 그래야 같이 먹는 거지.......”

 

“전....괜찮습니다.”

 

“난, 안 괜찮아요.”

 

시트 안에서 손을 꼬물꼬물 빼내서, 그의 들고 있던 스푼을 빼앗아 든 재신이 스프를 떠서 시경에게 내밀었다.

 

“공...주님......”

 

“자....아....해요. 빨리.....날이면 날마다 오는 일 아니니까.....빨리......”

 

머뭇대던 시경은 몇 번이나 재신이 재촉을 하고서야 입을 벌렸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먹였다.

별 말 없이, 그저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며, 그렇게 서로를 위로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그는 옷을 입었다.

그런 그를 아무 말 없이 재신은 지켜보기만 했다.

나가야 하나 보다......싶었다.

이상하게 오늘은....같이 있고 싶었다.

뭐, 이만큼 같이 있은 것도 길게 있긴 한 거니까......

자꾸 아쉬워지는 마음을 다독이며, 그가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그가 넥타이를 매려고 하자, 재신이 그를 불렀다.

 

“은시경 씨.....잠시 이쪽으로 와 봐요.”

 

그녀의 말에 침대 맡에 앉는 시경의 목을 잡고, 재신은 넥타이의 매듭을 지었다.

 

“공주...님...지금......”

 

시경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그냥.......해보고 싶어서요.......

나, 잘 해요. 이거. 아빠한테 배웠거든요.

예전엔...아빠한테 해드리곤 했었는데.......”

 

시경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재신은 알고 있었다.

그가 심하게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짙은 눈썹이 긴장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을......

그의 검은 눈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이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의 손이 재신의 뺨을 가만히 쓸었다.

 

 

매듭을 짓던 재신의 손이 멈추고, 그를 바라보자, 그의 입술이 재신의 입술에 부드럽게 다가왔다가 떨어졌다.

 

“걱정 마세요. 공주님.....

제가....반드시 무사히 보내드립니다.”

 

“걱정....안 해요......”

 

그의 입술이 다시 재신의 입술을 훔치며 깊이 내려앉았다가 아쉬운 듯 겨우 떨어졌다.

재신은 붉어진 얼굴로 넥타이를 다 매어주자, 시경이 한 마디를 더 건넸다.

 

“저....공주님....탁자 위에 약 올려뒀으니 드세요.”

 

“응? 무슨 약?”

 

“....그게...흠흠.....사후...피임약이라....”

 

“어?”

 

이 남자가 그런 것까지 준비한 건가....

 

“물론...먹는 약이 몸에 안 좋은 건 알지만....

처음엔......그래도......다른...피임기구를 쓰면...아프다고 해서.....”

 

머뭇머뭇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시경이 낯설면서도 재신은 뭐 이런 섬세한 남자가 다 있나 싶었다.

 

“그런 걸....다....어떻게 알아요?

은시경 씨, 정말 선수, 맞죠? 그죠?”

 

억울하다는 듯 시경은 또다시 심각하게 부인을 하고 있었다.

 

“정말, 아닙니다. 공주님.....

요즘 인터넷이 잘 돼 있어서.......”

 

그렇게 머뭇대는 시경을 보자, 재신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걸린다.

정말...야누스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남자다.

 

“다녀와요.....”

 

재신이 이젠 나가보라고 말을 건네자, 시경은 그 말에 순간 놀라고 말았다.

놀란 듯 쳐다보는 시경에, 재신은 자신이 더 의아했다.

 

“안 올 거예요?”

 

“아, 아닙니다. 당연히......옵니다.”

 

“그런데요?”

 

“아......저.......”

 

“응?”

 

뭔가 설레 하는 그의 표정.......

그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듯하던 그가 결국 재신에게 다시 다가와 깊은 입맞춤을 남기고야 말았다.

 

“............다녀....올게요. 공주님.....”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아...그랬구나....

내가.......

 

재신은 그제야 느꼈다.

그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한 건지...알 수 있었다.

 

다녀와요.......

 

그 말의 의미를, 그 말이 주는 분위기를....

다녀....올게요, 라고 그가 말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가 왜 그렇게 설레는 듯한 표정을 지었는지, 그의 눈빛이 왜 그토록 흔들렸는지, 왜 그가 내게 다시 돌아와 입을 맞추었는지......

알 것....같았다.

 

미쳤구나, 이재신......

정말, 미쳤구나......

 

 

 

 

 

27

 

 

 

 

 

“그래서? 이제 보내겠다?”

 

“원래 계획이 일주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모시고 가겠습니다.”

 

“야, 화질이 그 꼬라진데, 가겠다고?

어제 건 아예 나오지도 않던데?”

 

“어차피...이번 납치 계획의 반은...나 때문인 걸로 아는데요.

내가....정말 궁을 배신했는가, 아닌가를 보고 싶은 거, 아니었습니까?”

 

“그렇지.”

 

“그러면 이미 성공한 거라고 보는데요?”

 

“그렇기도 하지.

희미하기는 해도, 어쨌든 공주 동영상이라 우기면 되는 거고.

사실 기든 아니든 상관없이 루머만 생기면 되는 거니까......

뭐, 궁에 슬쩍만 흘려도 저쪽은 안절부절 못하겠지.”

 

“예.”

 

“그래서, 니가 직접 접촉하겠다고?”

 

“연결선까지만...내가 갑니다.

내가 안 가면, 의심할 겁니다.

어차피 내가 모시고 가지 않는다면, 이번 납치 상황 때문에 나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장에게도 좋을 건 없을 텐데요?”

 

“그건 그렇겠지.

그럼, 그러든가.”

 

“예.”

 

“그런데 말이야.....기억하는 게 좋을 거다.

난 아직 널 믿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적어도.....필요하긴 하겠죠.”

 

시경은 수장의 말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빙고!

그리고......”

 

“알고 있습니다. 궁에도 수장의 끄나풀이 있다는 정도는......”

 

“그렇지......”

 

“그럼, 그렇게 알고 궁에 연락하겠습니다.”

 

등을 돌려 나가는 시경에게 갑자기 수장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근데 갑자기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너, 혹시...공주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니야?

이상하단 말이야......북한 여자가 아니라 공주?

계속 신뢰라고는 하지만 말이야.”

 

순간 멈춰 있던 시경이 입을 열었다.

 

“어떤 미친놈이!!!!”

 

“뭐?”

 

“........사랑......하는 여자를......납치해서, 이런 곳에 던.져.둔.답.니까?”

 

그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수장이 결국 수긍을 했다.

 

“그렇긴 하지.

가봐.”

 

그가 나가자, 수장은 콜리우드에게 지시를 내렸다.

 

“저 자식, 최면 작업 했을 때 파일 다시 조사해 봐.”

 

“What?”

 

“아니, 나한테 가져와. 내가 직접 확인해야겠어.”

 

“Yes, sir.”

 

 

 

아무 일 없다는 듯, 걸어가던 시경은, 복도를 돌자마자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 멈춰 서서 벽을 쾅 하고 내려치고야 말았다.

 

하아...하아.....

 

그의 거친 숨소리가 복도를 울려대고 있었다.

 

 

 

 

28

 

 

 

 

시경이 방으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재신이 그를 반겼다.

 

“어, 왔어요?”

 

시경은 아무 말 없이 다가와 침대에 앉아 있는 재신을 품에 안았다.

그의 가슴 저 안에서부터 깊은 숨이 몰려나왔다.

 

“왜....그래요?”

 

그는 그저 재신을 더 꽉 껴안을 뿐이었다.

 

“뭐가...잘...안 됐어요?”

 

그래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은시경 씨......”

 

한참을 그녀를 안고 있던 시경이 겨우 그녀를 놓아주었다.

걱정을 담은 그녀의 큰 눈이 시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경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또다시 쓰다듬었다.

 

“어! 이거 왜 이래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그의 손을 슬쩍 바라보다가 그의 주먹이 터져있는 걸 보고 재신은 급히 그의 손을 잡았다.

 

“뭐예요? 화나는 일 있었어요? 그래서 벽이라도 한 대 쳤어요?”

 

뭐라고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시경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앞에 있는 아름다운 한 여자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잠깐만 있어 보라며, 협탁 아래 서랍에서 구급상자를 꺼내왔다.

 

“살펴보니까, 이런 것도 넣어뒀더라구요.

아마 내가 일 칠까봐 그랬겠지만, 어쨌든 소용은 있네.”

 

재신은 그의 오른손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쓰리죠? 그러게 성질 좀 죽이지.....왜 그랬어요?

벽이 뭔 잘못을 했길래......쯧......”

 

재신이 어떤 말을 해도, 그는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시선이 깊어서 재신은 더 뭐라고 쫑알쫑알 말을 걸어 어색함을 없애보려 하지만,

점점 더 심장만 뛰고 있을 뿐이다.

알 수 없는 깊이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 남자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만 좀.....봐요......”

 

“예?”

 

“이제 그만 보라고요.”

 

“다....하셨습니까?”

 

“뭘요? 손?”

 

“예.”

 

“응....다 됐어요. 그러니까 벽 좀 치지..어어~~!”

 

다 됐다는 말에 시경은 기다렸다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은시...흡....”

 

그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녀의 입술로 찾아들었다.

뭔가 다급하고, 뭔가 애절한 듯, 그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에 깊게 깊게 다가왔다.

그의 입술에 숨이 막힐 듯 자지러지는 재신을 겨우 놓아주고는, 시경이 그녀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내일 새벽입니다. 공주님......”

 

“응?”

 

“내일 새벽에.....궁으로 떠나시면 됩니다.”

 

“진짜, 진짜예요? 정말.....가도 돼요?

그가 보내준대요?”

 

“제가 분명 말씀드렸습니다. 보내드린다고.......”

 

“.......그럼.....은시경 씨는요? 은시경 씨도 같이 가는 거죠? 그죠?”

 

그의 검은 눈이 내 눈을 깊이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맑아서, 도리어 슬퍼 보이는 눈이었다.

 

“은시경 씨?”

 

“전.....중간까지만 함께 합니다.

그래도 걱정 마세요. 확실하게 안전해지실 때까진 제가 같이 있겠습니다.”

 

그렇게 그는 또다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거칠었다.

그 어떤 순간보다도, 그는 조급했고 거칠었다.

아니 어쩌면 참을 수 없는 마음을 그대로 내놓는 듯이,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는 듯이,

그녀에게로 자꾸만 향했다.

 

(생략)

 

그만하라고 하기에는, 그의 행위는 슬펐다.

그는......그래....슬퍼보였다.

 

(생략)

 

다시 못 올 순간인 듯, 그는 그녀를 품고 또 품었다.

 

(생략)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이 터질듯한 감각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 소리 하나까지, 숨소리 하나까지 모두 앗아가며, 그녀를 자신의 안에 깊이 품었다.

그래도 다 채워지지 않는 듯, 그의 숨소리는 거칠기만 했다.

 

하아...하아....

 

그녀의 자지러질 듯한 신음이 겨우 다독여지자, 그는 그녀를 그대로 품에 안았다.

가냘픈 그녀의 숨소리가 그의 목을 간질이고 있었다.

 

“뭐야...오늘...왜 이래요?”

 

“......하아...죄송합니다...제가....너무......”

 

이제 와서 당황하는 그가, 재신은 어이가 없었다.

 

“당신...정말.....짐승이야. 짐승.....

나, 오늘 죽이려고, 작정한 거예요?”

 

“그게.........공주님이....너무...야해서......”

 

“뭐야, 내 탓이라는 거야?”

 

“어쩔 수가 없습니다. 공주님만 보면.....제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정직한, 너무나 정직한 그의 대답이었다.

뭐랄까....부끄러운데, 뭔가 뿌듯한....그런 감정이 재신의 가슴 저 안에서부터 올라왔다.

길들여지는.....거겠지.

이 남자에게.......

 

“......시경.....오빠랑....이렇게 될 줄은...정말....몰랐어요.....”

 

시경 오빠라는 말에 시경은 놀란 듯, 시경이 재신을 위에서 내려다본다.

 

“절.......기억하고 계셨습니까?”

 

그녀의 눈이 뭔가 장난스럽게 빛나고 있었다.

 

“글쎄요. 그건 노코멘트........”

 

“공주님......”

 

“그래도....이런 상황이라도......당신이 있어서.....다행이에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나.....정말......힘들었을 거야.”

 

“하아......공주님...절....믿으시면.....”

 

재신의 손이 갑자기 그의 입을 막았다.

 

“또, 믿지 말라고 할 거죠?

당신을 믿지 말라고 할 거면, 말하지 말아요.

차라리 눈으로 말해요.

당신의 눈은, 당신의 입과 달리, 몹시 정직하니까......”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그 검은 눈을 바라보는 그녀의 아름다운 눈은 맑기만 했다.

 

“난....이 눈을 알아요. 당신의 스물둘의 눈을...난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그냥 이렇게만 만났다면, 난...당신을 믿지 못했겠지만.....

난......스물두 살의.....육사생도를 알고 있으니까....

그 날.....소원을 빌던 그 육사생도를.....나라를 생각하던 그 육사생도를....난...분명히 알고 있으니까.....

당신은 내게...거짓말 할 수 없어요.”

 

“.....공주님......”

 

“당신이...나를 속인다면...이유가 있을 거예요.

당신이 이곳에 있어야 한다면...그것도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만약 당신이 언젠가....내 등에 칼을 꽂는다면.....”

 

그 말에 시경의 눈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그래도......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의 눈이 점점 젖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재신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까...나는.....열여덟 살에 만났던......스물두 살의....그 남자를.........”

 

“................”

 

“......믿어요.”

 

시경이 순간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의 입술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툭......

 

재신은 분명히 느꼈다.

자신의 얼굴 위로 떨어지던.......따뜻한...물방울을........

 

그는 그렇게 또 한 번 다가왔다.

 

(생략)

 

그의 품에서 또 한 번 자지러질 듯, 폭풍처럼 사랑이 지나간 이후,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 저 안으로 내려앉았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죽는 한이 있어도....절대....공주님을...다치시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재신은......그 말에 미소 지었다.

그럴 것이다. 이 남자는......아마.......

그녀에게 그는 여전히....스물두 살.....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윤찡갤의 시경재신 횽 짤..감솨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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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입니다.

이렇게 안 써야지 하면서 또 자꾸 길어지네요.

이 글은 한 회에 길게 가면 안 되는데, 자꾸만 길게 가는....이 손가락을 어찌해야 할지......

짧게 자주 와야 하는데.....

길게 지저분하게 느리게 올까 걱정입니다.

 

지금......숙제가 많이 밀렸는데, 못 쓰고 있네요.

벌여 놓은 일은 많고, 마무리는 못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 올려야 할 글이, 큰 놈으로 세 개나 되는데....큰일이네요.

여러분들이 분노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써지질 않으니.......

뭐 하나 걸리면 안 써지는 성미라.....

왜 이리 안 써지는지 몰겠어요.

 

야누스는.....워낙 오래된 이야기라....약간만 건드리면 바로바로 나오니까.....

그리고 워낙 폭풍, 야한?(제게는 그렇습니다.) 글이라...쓸 때는 팍팍 써지고, 속도 시원해지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 묘한 글이라...

지금은 야누스밖에 안 써지니 그것도 걱정입니다. 에효.......

 

그래도.....결국은....숙제들....가지고 올 거예요.

조금만 더 견뎌주시길......

 

주말, 평안하시길.....(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