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4 - 입으로 다 말해질 수 없는 것들
First Kiss - 포맨
약한 마음 갖지 않기에요 나랑 약속해요
이 순간 눈물도 참아요 oh please
달콤한 키스의 향기와 사랑한 기억들과
내 작은 버릇 내 걸음걸이 내 이름도 지워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며칠 밤만 실컷 울고 나면 나를 다 잊겠죠
그래 그렇게 지워요 Oh girl
달콤한 키스의 향기와 사랑한 기억들과
내 작은 버릇 내 걸음걸이 내 이름도 지워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수도 없이 기도했죠 마지막 사랑이 그대길
아니었나 봐 그대는 내 첫번째 상처가 되어 남게 되겠죠 이젠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My love.. My kiss.. My dream..
가사 출처 : Daum뮤직
45
노트북을 여는 재신의 손이 눈에 띄게 덜덜 떨려왔다.
메일함을 열어 로그인을 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덜덜 떨리는 손은 키보드에서 자꾸만 미끄러졌다.
재신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새 메일.......
<선물이야.>
그 아래에 첨부되어 있는 동영상 파일.....
올 것이 온 것이다.
그가 왜 내게 보낸 건지는 모른다.
아마 나를 몰아세우기 위함일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공주는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 어떤 위험에도 당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론일 뿐이다.
이런 일을,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직접 겪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살아남아야 한다고, 오빠는 말했다.
이걸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오빠에게도 줘야 한다.
어쩌면 전 국민에게, 전 세계에 알려져 수치를 당할지도 모른다.
분명 내 잘못이 아닌데, 이것은 분명 내가 당한 일인 데도, 그 모든 화살은 테러범이 아니라 내게만 집중될 것이다.
억울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재신은 심호흡을 했다.
그래도 절대로 나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얼굴 꼿꼿이 들고, 목에 힘을 주고, 나는 당당히 살아남을 것이다.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놈을, 내 손으로 반드시 응징할 것이다.
그 놈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나약하게 뒤로 숨지 않을 것이다.
나는....나는.....
대한민국 왕실의 공주다.
그 이름에 맞게, 당당하게 살아나갈 것이다.
재신은 파일을 클릭해서 열었다.
오냐, 정확하게 봐주마.
니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내 눈에 피눈물이 흐르더라도, 정확하게 하나도 피하지 않고, 봐주겠다.
그런데 화면이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남자의 다리를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공주님을 납치하겠습니다.”
“니가 직접 하겠다?”
“예.”
“다른 방법이 더 낫지 않나?”
“...아닙니다. 수장이 원하는 대로 하려면, 공주님을 납치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클 겁니다.”
“큭......좋아.
니가 그렇게 열성적으로 원한다면....
야, 너 근데 한 때, 니가 모.시.던...공주 아니야?
근데 근위대원이 주인을 이렇게 납치하겠다는 둥, 그래도 되는 거야?”
“.........지금은, 근위대원이, 아닙니다.”
“호오.......그렇긴 하지......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저번에 한 번 실패해서, 공주에 대한 호위가 장난이 아닐 걸?”
“제가....접선해 보겠습니다.”
“어떻게....?”
“전하는 저를 믿으시니까, 영국이 위험하다고, 한국 내로 오시는 것이 낫다고 말씀드리면 될 겁니다.”
“그래서, 어디서 납치하겠다는 거야? 국내?”
“아닙니다. 전용기가 아니라 일반 비행기를 타시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습니다.
프랑스 드골 공항이 적당할 겁니다.
워낙 출입국 인구가 많은 곳이니 납치 정보를 흘려서 제가 모시고 오면 될 겁니다.”
“이재하가, 전용기를 포기하려 할까?”
“전용기 안에 약간 장난을 쳐두면 되겠죠.”
“무슨? TNT?”
“예. 폭발물이 있으면, 분명 전용기를 버릴 겁니다.
그 이후 바로 일반 비행기로 연결해서 오도록 유도만 하면 됩니다.
그건, 제가 접선하겠습니다.”
“너 좀....무섭다.”
“그러길...바라는 거 아닙니까?”
“너 이러는 거........그 북한 여자 때문이냐? 김항아?”
“..................”
“왜 대답이 없어. 눈썹만 찔끔거리면 끝이야?”
“사적인 질문은 삼가시죠.”
“재하가, 그 여자 빼앗아가서, 그 동생을 납치해버리겠다는 거야?
여기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
니가.....공주를 어떤 식으로 다룰지, 몹시 궁금해지는데?”
“........................”
“대답을 안 하시겠다? 좋아.
어쨌든 너와 내가 같은 목표니 다행이군.
너나 나나 이재하에게 한 건 먹이면 되는 거니까......
어쨌든 이재하는 북한 여자를 못 가져. 절대로....
그건 너도 바라는 바일 테고.......
결국, 너도 이재하에게 가장 잔인하게 복수하는 꼴이군.
가장 믿는 놈에게 지 동생이 짓밟히는 걸 본다? 큭큭큭.....
넌 진짜 야누스가 틀림없다.
잔인하고, 독해....큭큭큭.......”
거기에서 동영상은 멈췄다.
뭐지...이게....
지금 내가 들은 게 뭐지?
이게 뭔지, 재신은 그 어떤 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분명 자신의 동영상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분명......수장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바로 은시경이었다.
조작되었다고도 볼 수가 없었다.
틀림없이 그의 목소리였다.
항아 언니 때문에, 내게 복수를 한다고?
언니를 오빠에게 뺏겨서.....나를 짓밟아서 복수하겠다고?
그러면 난....거기서 뭘 했던 거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아니 은시경이 원래 계획한 대로, 내가......움직였다는 건가....
처음부터의 계획이었던 건가.....
그 놈이 나를 덮치러 왔던 그 밤도.....결국은 계획이었던 건가.....
그를 믿게 만들기 위한.....심지어 내 몸을 스스로 그에게 내놓게 하기 위한.......
재신의 몸이 덜덜 떨려왔다.
똑똑......
“공주님, 내일 일정 때문에.....
공주님! 괜찮으세요? 얼굴이 너무 창백하세요.”
궁중실장은 내일 스케줄 때문에 들렀다가 재신의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자, 옆에 와서 붙들었다.
“괜찮아요.”
재신은 힘겹게 궁중실장의 손을 놓았지만, 그 순간,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공주님!!!!!”
46
진통제를 맞고 있는지 오른쪽 팔이 뭔가 묵직했다.
손도 까딱할 힘이 없는데, 누군가가 내 곁에 있었다.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캄캄한 그 밤.......
그가 어떻게 내 방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는.....나도 모르겠다.
꿈이겠지........
귓가로 그의 음성이 들렸다.
“공주님.......”
뭔가 아련하고, 뭔가 애처롭게 그의 낮은 목소리가 내 귓가로 울렸다.
웃기게도,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내 심장이 뛰어대기 시작했다.
정신이 몽롱한 상황에서도 내가 한심했다.
여전히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내가, 정말로 한심했다.
그의 손이....조금은 떨리는 듯한 그의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눈을 뜨고, 당장 나가라고, 감히 어디를 만지는 거냐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데,
감각은 살아있지만, 손을 까딱하는 것도, 입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다.
진통제를 맞아 가수면 상태에서 여전히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손길은 여전히 떨렸고, 여전히 감각적이었고, 여전히 아팠다.
내 눈썹을, 내 눈을, 내 볼을, 내 코를, 내 입술을 쓰다듬는 그의 손길은 너무나 애잔했다.
아까 그 파일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그의 손길에서, 나를 향한 그의 마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파일을 보고서도, 그의 손길은 여전히 내 심장을 뛰게 한다.
그의 손길은, 내가 그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때문.....입니까......”
그의 목소리가 낮게, 고통스럽게 울렸다.
무슨 말일까......자신 때문이라니......
그도 아는 걸까.....
내게 그 파일이 온 걸 알고 있는 걸까......
“제.....욕심 때문입니다.
제가 공주님을......놓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고백 같은 그의 말은, 사람을 자꾸만 흔들리게 한다.
다 아는데, 그가 왜 내게 그랬는지 다 아는데.......그래도 그의 떨리는 목소리는 내 마음을 설레게만 한다.
마치 그의 소중한 사람이나 된 듯이.......
모르겠다.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아직 아무 것도 정리되지 못했다.
그 순간이었다.
그의 입술이 내 눈 위에 부드럽게 놓였다.
그의 스킨향이 코를 간질이고 지나갔다.
그의 입술은 또다시 내 코로, 내 볼로 내려와 앉았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입술을 훑었다.
입술의 감각이 자글자글하게 지나간다.
그리고는 그의 입술이 그대로 내 입술 위로 내려왔다.
부드럽게 시작된 그의 입술은 점점 깊고 짜릿하게 다가왔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숨이 차올랐다.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는 순간, 그의 혀가 입술 안 깊이까지 들어와 내 혀와 얽혔다.
가슴 저 안까지 저릿했다.
분명 꼼짝도 할 수 없는데, 오로지 입술의 감각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은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
내 안으로 더 더 깊이 들어와서 내 혀를 쓰다듬고 얽혀들며, 숨을 가쁘게 만들었다.
발끝까지 그 자글자글한 감각들이 흘러다니고, 등 뒤로 저릿한 무엇이 지나가고, 가슴 저 안이 설레듯이 떨려왔다.
그래서.......
슬펐다.......
멈추지 않을 듯한 그의 깊은 키스를 받으며,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또다시 정신을 놓았다.
47
그 다음날도 재신은 일어나지 못했다.
마음의 충격은 몸의 의지까지 해체해버렸다.
신경쇠약이라는 병명으로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링겔을 맞았다.
정신이 들었다가 나가기를 여러 번......
궁중실장님이 계속해서 재신을 지키고 있었다.
똑똑.......
문을 두드리자 궁중실장이 나가보니 시경이 그 앞에 서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잃은 사람처럼.......
한 번도 흔들려본 적이 없는 군인이, 온통 마음을 흔들려버린 그런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 순간 궁중실장은 생각했다.
혹시........그곳에서.......?
그러다 설마 하는 마음에 고개를 흔들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공주님.......잠시만 뵐 수 있겠습니까?”
그의 목소리가 애절했다.
“지금 잠시 깨셨는데, 여쭈어보고 오겠습니다.”
궁중실장이 들어오자, 재신이 물었다.
“누구예요? 오빠 왔어요?”
“아닙니다. 은시경 중대장이 공주님을 뵙고 싶어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
재신은 한참을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재신의 표정이 뭔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공주님.......”
“가라고, 얘기해주세요.
쉬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궁중실장의 말을 전해듣는 시경의 얼굴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많이....안 좋으십니까?”
“아무래도 기력이 많이 쇠하셨습니다.”
“혹시......”
“예?”
“......아닙니다.”
“그럼........”
궁중실장이 안으로 들어가버리자, 시경은 참았던 한숨을 뱉었다.
하아........
심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깊은......한숨이었다.
궁중실장은 거의 한 시간 정도를 더 머무르다가 재하의 호출을 받고 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시경이 아직도 가지 못하고 그곳에 계속 서 있었다.
“은시경 중대장님!!!! 아직 안 가셨어요?”
“.....................”
시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
그의 눈이 불안해보였다.
궁중실장은 직감했다.
어쩌면, 자신의 예상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신분도, 직책도 모두 떼내고 본다면, 그는 분명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지 못해, 아니 사랑하는 여자를 걱정하는 한 남자였다.
생각해 보면, 그때는 정신이 없었지만, 처음 공주님이 헬기에서 내리셨을 때,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있었다.
전용기에 타시기 전에도 그랬다.
그 때는 그저 공주님을 호위한다고만 생각했다.
물론 조금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래도 그 험한 일을 당하셨으니, 공주님께서 무서워하셔서 그러려니 생각했었다.
그리고....내실에서의 상황은 정말이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공주님께서 계신 곳에서 근위대원이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을 수가 없었다.
거의 다섯 시간 동안 오로지 공주님과 은시경 중대장 두 분만 있었다.
그리고 공주님께서 극비로 구해오라고 하셨던.....사후피임약까지....
단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분명.......공주님과 은시경 중대장의 깊은 관계를 말해주고 있었다.
“잠시만....정말 잠시만, 얼굴만이라도 뵙고 가면 안 되겠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궁중실장의 생각이 맞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었다.
애절한,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간절한 청이었다.
“여쭈어보겠습니다.”
아직도 서 있다는 말에 재신의 눈빛이 흔들렸다.
한참이나 재신은 이불을 꼭 쥐고 있었다.
궁중실장은 그 때 확신했다.
두 분은 분명.......깊은 사이가 확실했다.
이윽고 재신의 입술이 열렸다.
“잔다고......얘기해주세요.”
“보지....않으시겠습니까?”
“네.”
그 말을 전해들은 후에야, 시경은 궁중실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복도를 걸어갔다.
이상하게 그의 등이 애잔했다.
재신은 천천히 일어나서, 방의 불을 껐다.
그리고는 창으로 가서 커튼 사이로 내다보았다.
그의 등이 보였다.
이제 걸어가겠거니 생각했으나, 그는 그 곳에 우뚝 서 있었다.
그의 검은 등이 수많은 말들을 하고 있었다.
안 듣겠다고, 나는 더 이상 보지 않겠다고, 이성은 아무리 아우성쳐대지만,
재신은 그의 등이 말하는 모든 말들을 듣고 있었다.
외로운 그의 등을.......
가슴 아픈 그의 등을.......
이상하게 재신의 심장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정확하게 재신의 방을 향했다.
재신은 순간 놀라 커텐 뒤로 숨으며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그렇게 그녀의 방을 지켜보며, 서성대고 있었다.
재신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 모든 것이 계획이라면.........
자꾸만 뛰어대는 심장을 누르며, 재신은 침대에 누웠다.
누워 있는 재신의 눈에서 자꾸만 눈물이 흘러 내렸다.
48
며칠 만에 겨우 재신이 거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동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공식일정들이 잡히고 있었다.
그 동안 항아는 여러 일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정을 시경이 호위를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인터넷 뉴스의 전면에 어제의 사건이 실려 있었다.
항아와 시경의 사진이 모든 뉴스의 메인이었다.
왕의 그녀를 호위하는 근위대원.
제목은 뭔가 자극적이었다.
항아에게 던져진 달걀 세례를 온 몸으로 받아낸 시경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
시경이 항아를 안다시피 해서 찍혀 있었다.
그의 등으로 수십 개의 달걀이 터져 있었다.
기사 댓글들이 난리도 아니었다.
근위대원이 정말 훈남이라는 둥, 등빨이 장난이 아니라는 둥,
그에 대한 칭찬뿐만 아니라 근거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보디가드 찍다가 정분나는 거 아니냐는 얘기에,
혹시 항아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는 댓글에.....
다들 미쳤냐며 반대하기도 했지만, 옹호하는 댓글도 상당했다.
둘이 잘 어울린다는 반응들은 아무래도 재하의 짝,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왕비로 북한 여자는 안 된다는 보수파들인 듯했다.
왕은 왕답게 알맞은 배필을 맞게 하고, 항아는 저 훈남 군인과 연결해주자는 대충 그런 논조였다.
아직 약혼식도 올리지 않았으니, 아직 왕의 여자가 아니라는, 아니 심지어는 왕의 애인 같은 가십밖에 안 된다는 비웃는 댓글들도 많았다.
항아에 대한 대한민국의 반응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 기사를 읽는 재신의 마음은 착잡했다.
노트북을 닫아도 자꾸만 그 사진이 눈에 어른거렸다.
항아 언니를 꽉 끌어안고 있던 그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았다.
늦은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하는 중에, 아침 일정을 나가는 항아와 마주쳤다.
항아의 뒤에 시경이 서 있었다.
“공주님! 괜찮슴네까?
이젠 다 나으신 겁네까?”
걱정스런 항아의 말에, 재신이 미소를 지었다.
“그럭저럭 괜찮아졌어요.
언니는 괜찮아요?”
“내레 일 없슴네다.
총알받이도 아니고, 그 닭알 정도가 뭐 그리 대단하갔습네까?”
군인답게 항아는 씩씩했다.
강인한 그녀가 재신은 부러웠다.
항아였다면, 그렇게 나약하게 흔들리지는 않았겠지.
아니, 처음부터 납치따윈 당하지도 않았겠지.
모든 건.....약한...내 탓이다.
“모두가 그런 거 아니에요.
언니 지지하는 사람도 많아요.
요즘....일...베...같은 사람들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일엄슴네다.
공주님이나 건강에 신경 쓰시디요.
이렇게 말라서리 애차랍게 어찌함네까?”
“아니에요. 오늘도.....바쁜가 보네요. 고생하세요.”
재신은 작게 웃어주며, 항아를 보냈다.
복도를 돌아 향하는데,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재신이 돌아보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놀란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순간, 낮은 음성이 울렸다.
“공주님께서는.........괜찮으십니까?”
그 남자였다.
방금 전, 애써 외면했던 그 남자였다.
항아 언니와 얘기할 때, 뚫어질 듯 재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고 있지 않아도,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외면했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지금 내게 다가와 내 손을 잡고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재신의 눈이 시경의 눈과 마주쳤다.
그의 눈에 모든 감정이 다 담긴 듯해서 순간 숨이 훅 하고 멈춰졌지만, 재신은 애써 고개를 돌렸다.
재신은 잡힌 손을 빼내려 했지만, 그는 더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마치 손만 잡은 걸로는 다 채우지 못한다는 듯이, 그녀의 손에 힘을 주어 잡고 있었다.
“괜찮아요.”
재신은 겨우 대답을 했다.
하아........
그의 한숨이 깊었다.
“.......많이......안 좋아보이시는데.......일정은 쉬시는 것이....”
“은시경 씨!”
“예.”
“지금 호위하는 분이나 잘 호위하는 게 어때요?”
“예?”
“난, 내가 알아서 하니까, 언니나 잘 모셔요.”
쿵.......시경의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
그러나 그녀는 듣지 못한다.
그의 시선이 아프게 그녀를 향해 있지만, 역시 알지 못한다.
재신은 잡혀 있는 손을 힘주어 빼내고는 등을 돌려 걸어갔다.
그런 그녀를 시경은 놀란 듯, 두려운 듯, 아프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을 항아가 의미심장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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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이 많으시죠?
사실 별 얘기 아닌데, 알려드리질 않아서 더 궁금하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뭐 이런 걸 숨겼냐, 이러실지도......ㅠㅠ
이제 점점 갈등이 시작되네요.
2부는 전체적으로 내용이 풀려갈 거라, 2부가 지나면, 야누스의 달 전체 내용을 짐작하시게 될 듯합니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다 풀리는 회인 만큼,
1부에서 두 사람만 집중됐던 데 비해서 아무래도 여러 사람들이 맞물려 나올 듯합니다.
사실 1부에서 그렇게 야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건, 이유가....쿨럭......
야누스의 달이....그렇게 야하기만 한 글은 아닌데,
1부에서 거의 매 회 그런 장면이 나와서, 야누스의 달이, 야한 걸로 낙인 찍혔을까봐 걱정입니다.
전, 내일 오후부터 2박 3일간 부산 오빠네로 간답니다.
그곳에서 10년만에 온 가족이 다 모이게 됐네요.
10년만에 한국나온 언니네와 오빠네 가족, 그리고 엄마와 저희 가족 이렇게 대거 모이기로 해서리......
부산에서 간만에 놀 듯하네요.
해운대에서 알고 보면 여러분들과 만나게 될지도....ㆅㆅㆅ
주말 잘 보내시길....(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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