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바람부는 대나무 숲, 아라시야마

그랑블루08 2013. 9. 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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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푸른밤 - 성시경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별 아래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우리 싫어요
신문에 티비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달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아요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 둘이 가꿔 봐요

정말로 그대가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하늘 아래로

떠나요 둘이서 힘들게 별로 없어요
제주도 푸른 밤 그별 아래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도시의 침묵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신혼 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 찍기 구경하며

정말로 그대가 재미없다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르매가 살고 있는 곳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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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이 유명한 아라시야마를 가는 방법은 대체로 두 가지다.

한큐를 타거나, JR을 타거나.

한큐를 타게 되면, 대나무숲에는 가까우나 토로코 열차를 타기가 어렵고,

JR을 타게 되면, 토로코 열차역이 바로 옆이라 열차 타기가 편했다.

결국 JR을 선택.

 

JR로 가려면,

벤덴쵸에서 오사카 역까지 JR로 가서,

그곳에서 교토선으로 갈아타서 교토까지 간다.

교토에서 다시 JR 사가노선으로 갈아타고 왔던 곳을 다시 거슬러, JR 사가아랴시야마 역에서 내렸다.

이곳에 내리면 바로 옆에 토로코 열차역이 있다.

벤덴쵸 역에서(오사카) 아라시야마까지 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듯했다.

 

 

 

 

 

<토로코 열차 한글 안내문>

 

도착하고보니 12시 30분이었는데,

1시 타임은 입석만 가능했고, 2시 타임만 남아있었다.

2시 열차를 우리가 끊자마자, 바로 매진되었다고 앞에 팻말을 세웠다. 정말 아슬 아슬했다는....

돌아오는 열차도 바로 끊었다.

좌석은 사가역-> 카메오카역으로 갈 때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앉는 것이 좋다.

초반이 지나면 뒤로 갈수록 왼쪽은 산쪽이, 오른쪽은 계곡이라 훨씬 볼 게 많다.

사전에 이를 안 덕분에, 갈 때는 오른쪽으로 좌석을 달라고 해서 앉았다.

그런데 돌아올 때도, 왼쪽(돌아올 때는 왼쪽이다.)으로 앉으려 했으나, 창구 안내원이 그래도 이쪽 저쪽 다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 말을 들었으나, 후회했다.

산쪽은 그리 볼 게 없었다.

들어갈 때는 오른쪽, 나올 때는 왼쪽이 훨씬 나은 듯.

 

어쨌든 1시간 반이나 시간이 남아서, 대나무 숲까지 걸어가서 구경한 후, 그 옆에 있는 토로코 아라시야마 역에서 열차를 타기로 했다.

처음엔 왕복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 코스 전에 내려 대나무 숲을 걷기로 했으나

초반에 시간이 남는 바람에, 계획을 바꾸어서 한 코스를 걸어가서 대나무 숲을 보고 바로 역에서 열차를 타는 것이 시간 활용상 나을 듯했다.

 

토로코 열차 역을 보면,

 

토로코 사가 역 -> 토로코 아라시야마 역 -> 토로코 호즈꼬 역 -> 토로코 카메오카 역 으로 총 주행 30분 정도 걸린다.

돌아오는 건

토로코 카메오카 역 -> 토코코 호즈꼬 역 -> 토로코 아라시야마 역 -> 토로코 사가 역으로 돌아와,

사가역 바로 옆에 있는(진짜 바로 옆에 있다. 역이 붙어 있음.) JR 사가아라시야마 역에서 돌아오면 된다.

 

2번째 역인 토로코 아라시야마 옆에 바로 대나무 숲과 덴노지(세계문화유산) 절이 있다.

사가 역에서 걸었을 때,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가는 길에 볼 게 많아서 별로 멀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무척 맛있어서 2개나 사먹었다는....

 

 

드뎌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 도착

 

 

 

 

 

오봉절 근처라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기모노를 입은 사람이 많았다.

우리 앞에서도 기모노 입은 사람들이 떼로 지나가서 신기해서 찍어봤다.

한국 같으면, 한복 입고 담양 대나무 숲에 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곳에 절이 있어서 그런지(텐노지) 젊은 사람들이 기모노를 입고 대나무 숲을 거닐고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대나무들.

보는 것만으로 속이 다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

정말 더운 날씨였는데, 대나무 숲 안은 바람이 머물다 흘러가는 듯했다.

 

 

 

 

대나무 숲 안쪽으로 나 있는 오솔길과 개울물.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는 듯했는데, 길처럼 나 있어서 신기했다.

 

 

 

 

 

걷는 것만으로도 속이 뚫리는 길.

사람보다 훨씬 길게 솟아 있는 대나무들이 뭔가 웅장했다.

오르막처럼 돌아 올라가는 길에 대나무 숲길은 굉장히 운치있었는데, 사진을 올리지 못해서 아쉽다.

딸내미와 남편 사진만 찍어두고 풍경 사진을 안 찍는 바람에, 올릴 수 없다는.....(인권은 중요하니까.....)

 

 

 

 

 

그렇게 대나무 숲길을 걷다가 텐노지를 지나서 다시 걸어오다보면, 기차의 굉음에 깜짝 놀라고 만다.

깊은 산 속에서 울리는 기차 소리.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같은 느낌이랄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아랫쪽이 기차역이다.

토로코 기차가 서는 곳.

또 그 옆으로는 JR이 지나가기도 한다.

산 속까지 들어오는 기차가 꽤 신기했다.

 

 

 

 

 

 

 

 

토로코 아라시야마 역 바로 앞에 있던 호수.

호수를 돌아가는 길도 있었지만, 기차 시간 관계로 패스.

꽤 운치 있는 풍경이었다.

 

 

 

토로코 아라시야마 역,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오는 기차.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았다. 단체 관광인 듯.

 

 

 

 

 

 

창이 다 열려 있고, 의자가 나무로 되어 있는 토로코 기차.

진짜 옛날 기차 같은 느낌이었다.

그 더운 여름날이었지만, 계곡과 산바람은 굉장히 차가웠다는 것.

 

 

 

그리고 세번째 역에서 타는 가면 쓰고 올라오는 역무원 아저씨.

윤이는 무서워했다.

나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저 아저씨가 호빵맨 가면을 쓰고 있자,

윤이도 그제서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리고 토로코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들.

뻥뚫려 있는 바깥 풍경으로 계곡에 리프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기차가 지나가면 서로 열심히 손을 흔들어준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배를 타고 내려오지는 못했지만,

들어갈 때는 토로코 기차로, 나올 때는 배로(약 2시간) 오는 것도 괜찮은 듯했다.

파란 하늘이 그대로 비친 푸른 물결이 좋았다.

사진보다 더 예뻤지만, 폰으로 찍은 거라 이 정도밖에 안 돼서 아쉬울 뿐.

 

 

 

 

산 속에 절이 있는지, 달리는 기차 안에 찍은 사진이다.

 

여튼 아라시야마,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너무 후다닥 다녀와서 아쉽기도 하고....

여유있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거닐 수 있으면 좋을 듯한 곳.

하루를 온전히 이곳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대나무 숲의 바람과 기운을 느끼면서, 산 속 깊은 곳의 시원함을 계곡 속에서 같이 누려보는 것도 좋을 듯.

이렇게 적고 보니, 또 가고 싶다.

 

일이 많이 밀려 있어서 더 그런 듯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죽음의 계절이 돌아왔기에.....

숱한 일들 앞에서 벌써 겁이 나는 듯도 하다.

떠나고 싶다고, 여행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이번처럼 온 지 얼마 안 돼서 또 나가고 싶은 기분은 처음인 듯하다.

그래도 일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니......

일이 되게끔 진행해야지, 겁부터 내고 도망다녀선 될 일도 안 될 것이다.

 

열심히 일한 자만이 떠날 수 있다.

그러니 더 열심히 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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