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렀던 것일까.
아니면 미루었던 것일까.
그러나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감히 그렇게 말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내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물론 더 열심히, 더 시간을 쪼개서 살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가치있게 생각하는 일들을 놓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을 들이는 만큼, 마지막이 빡세진 건 사실이지만.....
금요일 마감, 토요일 마감.
그리고 토요일 중요 행사.
마감을 2개나 쳐야 하는 것 때문에 오늘 완전히 밤을 새도, 또다시 달려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늘 이렇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 해는 2월까지 정신 없을 것이다.
돌아보면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니, 내일 마감부터 해나갈 뿐이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사실 든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기도 하지만,
이때까지 해온 게 아까워서라도 끝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밤을 꼴딱 새는 건,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아침까지 달리고, 다시 집에 가서 아이를 학교 보내주고,
1-2시간 눈 붙이고 다시 나와서 또 달려야 한다.
그래도 금요일 마감을 맞추기가 빠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토요일 오후 행사에, 토요일 마감까지 있으니,
그러고 나서도 쉬지 못한다는 부담감......
게을렀던 것일까.
조금 더 부지런해졌어야 했을까.
그래도 읽고 싶은 책, 배우고 싶은 외국어, 쓰고 싶은 글들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번 주는 어쩔 수 없이 잠시 논어를 덮고 있지만.......
자고 싶은 나를 깨우고,
포기 하고 싶은 나를 정신차리게 해서,
나는 또 이렇게 뜨는 해를 바라보며, 마감을 해나가겠지.
달릴 수 있는 힘......
그것은 기본에 충실하는 힘.....
포기하지 않는 힘.....
끝까지 해보는 인내.....일까.
어쩌면 내게는 언제나 같은 대답이다.
나와의 싸움.
언제나 나약한 '나'라는 존재와 맞서는 한판 승부.
나는 여전히 '나'라는 존재가 가장 어렵고 무섭다.
이 싸움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또 이렇게 나 자신과 싸우며 달려 본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적어도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다, 등을 두드려 줄 수 있게.....
적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말해 줄 수 있게.....
끝까지 달려 본다.
조금은 뿌듯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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