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일상

그랑블루08 2018. 7. 30. 15:36



일상.

내 일상을 올리는 것도 1년이 넘어버렸다.

봉하마을을 다녀온 게 마지막이었으니...


내 블로그는 내겐 일기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 일기장을 펼치는 것도, 쓰는 것도 어려워져 버렸다.

부채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로그인도 하지 않고, 피하기만 했으니 말이다.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하는 게 어려웠다.

현실적인 문제, 생존의 문제, 직장의 문제.

늘 고민해오던 그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리기 시작하면서, 글은 내게 사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꿈이라는 건, 언제든 급하고 바쁜 일에 밀려버리기 일쑤이니......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할 수 없는 일들도 쥐어짜내서 하고....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글을 썼던 것이, 아마 선택 글이었을 것이다. 

이후 네이* 웹소설과 북팔에 썼던 발해글이 진짜 마지막이었네. 그게 2016년 10월 28일.

그로부터 2년.

선택 글과 <발해> 글 이후, 계속 조금씩 글을 써야지 했는데,  물 밀듯이 밀려오던 내 현실의 문제에 글을 놓았다.

글을 놓을 때면, 진심 단호해져야 한다.

그래서 로그인조차 하지 않고, 내 방을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로그인하게 되면, 결국 이 방에서 헤맬 걸 아니까, 그러다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내 스스로 이기지 못할 걸 아니까.

내 모든 환경을 바꾸어버린다.

일만 할 수 있게, 현실의 문제에만 매달릴 수 있게, 그렇게 모든 환경을 shift 해 버린다.

그리고 내 저 안 무의식 속으로 글 쓰고 싶다는 그 욕망을 꾸역꾸역 밀어넣고는 만다.


그러다 이렇게 여름, 한 고비를 넘기고, 새로운 직장에도 조금은 적응되는 이 시점에 나는 내 금단의 영역을 봉인해제해버렸다.

약간 분위기는 있었다.

봉인해제될 때의 느낌......

글을 다시 쓰기 직전의 느낌......


다시 센치해지고, 다시 사랑에 빠지고 , 다시 가슴 앓이를 하는.......

이게 뭐라고, 뭐 대단한 글 적는다고, 이러나 싶지만......

다른 분들도 이러신지는 모르겠지만(아마 다들 그러실 것 같다.)

빙의(?)가 되지 않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그래서 바쁠 때는 글을 피한다.

내 일상이 연애에 빠지거나, 실연을 하거나, 아픔을 겪는 건, 문제가 되니까....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느니까....


글을 쓰기 전 워밍업.

근 1달 정도 워밍업된 것 같다.

내가 만든 그 인물이 내가 된다. 그것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 없다.

나는 또다시 몰입하고, 내가 그 사람이 되어 사랑에 빠지고, 가슴 아프고, 아픔을 겪는다.

내 일상은 또다시 붕붕 떠다니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건, 조절.

내 마인드와 내 감정을 조절하는 것. 끊고 맺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에 다시 시작하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 시간을 쪼개어 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천천히 끝은 내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해본다.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나와의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

어쩌면 6년 전, 4년 전, 혹은 2년 전보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아주 조용한 내 방에서, 그리고 내가 글을 올려놓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웹소설 장에서,

나는 나와의 싸움을 제대로 해보려 한다. 

'끝'을 내는 연습을, 포기하고 싶어하는 나와의 싸움을, 철저하게 1대 1의 싸움인 그 싸움을 해보려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러느냐고, 무엇을 위해서 이 생산적이지 못한 싸움을 하려는 것이냐고,

어떤 것도 남지 못하고,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내 이야기의 끝을 내가 보고 싶다. 

그리고 늦더라도 '끝'을 내는 연습을, 그 훈련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이때까지 내가 끝낸 글은 단 3편. 

이제 상플의 영역이 아니라, 내 글로 끝을 내고 싶기에, 이 마지막 상플을 끝내보려 한다.   


내 일상은 또다시 이 글쓰기에 맞추어 재편될 것이다.

다행히 당.기.못 38회를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새 글도, 내 일기장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오랜 부재 후, 당기못을 가지고 오지 않고서는 다시 시작할 수 없으므로......


천천히......그러나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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