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작은 콩 하나

그랑블루08 2011. 10. 20. 02:31

 

그림출처 : 페리테일님의 Daum 웹툰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11회 중에서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2587

 

 

 

오늘도 밤을 새야 한다.

내가 할 수 없는,

내 체력과 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들.

그 때문에 결국 몸부터 이상증후를 보인다.

 

목이 퉁퉁붓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병원을 갔다.

남편도, 아이도 한 차례 크게 감기를 앓을 땐 끄덕도 하지 않았는데,

절대 아프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내 정신이 나약한 내 육체에게 지고 말았다.

 

사실은...어쩌면.....

마음 때문에 져버린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마음이 먼저 넘어져 있어서

마음이 상하고야 말아서

그래서 몸이 따라 아파버리고 말았다.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난 능력이 없다고.....

그래서 좌절해 버리고 말아서....

그 다음에 몸이 같이 넘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는 중간고사라 같이 좀 봐줘야 하고,

요즘 계속 다시 직장에 나와서 야근을 하는 바람에

유니도 많이 속상한 상황이라

어떻게든 저녁에는 잠깐 들어갔다 나오려고 하는데

그 때문에 죽어나는 건 나 자신이다.

 

엄청나게 큰 마감이 그것도 네 개가 한꺼번에 닥친 상태라

정말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싶기도 하다.

하루만 생각하며 온 지도 이미 여러 달인데,

몸은 이제 버틸 대로 버티다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넘어져 있었나 보다.

 

그러다.....약 먹으려고 간식을 먹으면서 웹툰을 뒤적이는데

늘 보이던 제목이 보였다.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정말 기분 좋아질까?

반신반의하며 몇 회를 보던 순간,

사진 한 장에 울컥해 버리고 말았다.

 

시작은 언제나 작은 콩 하나다.

언제나 시작은 작았다.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해 봐야 한다.

되는지 안 되는지는 다 끝내놓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어쩌면 가장 속상한 건 글을 못 쓰고 있기 때문일 거다.

11월에는.......

조금은 아이와 더 있어줄 수 있고,

조금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고,

조금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그토록 원하는 공원에 같이 놀러갈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원하는 대로 저녁에 다시 안 나가고

같이 있어줄 수 있지 않을까.

11월에는.......

그러기 위해서는......

날개가 필요하다.

 

 

 

사진출처 : 페리테일님의 Daum 웹툰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6회 중에서

 

 

 

 

날개....곧 펴지겠지?

이제 곧 펴질거야.

이렇게 난 오늘 하루를 견디고,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게 될 거야.

그렇게 파란 새벽을 만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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