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과 잡담

존재의 가치

그랑블루08 2012. 6. 16. 01:46

 

 

 

 

 

<더킹>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였다.

성곽씬 때문에 시작되었다면, 완전히 늪으로 빠져들게 한 장면이 바로 엠뷸란스 씬이기도 하다.

이 씬이 좋았던 건,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그런 감정적인 허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존재의 의미가 되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존재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한다.

 

7회는 바로 그런 점을 살리고 싶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도 당연히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살아있다라는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아주 큰 힘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운명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 짝이 있다라지만, (물론 이성이든, 친구든 상관없다. 그저 사람이라면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라는 짝이 있는 것 같다.)

공주님과 은시경의 운명이라는 끈을 보여주고 싶었다.

왜 좋은가 가 아니라, 그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 살아 있는 존재 자체가 내게 위로가 된다는 것.

참 뭉클하다.

 

당신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는....그런 고백이 아닐까 한다..

 

물론 수많은 은신러들은 이 부분이 트라우마다.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은신러들이 상플을 찌고, 쓰고, 읽고, 끙끙대고 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은시경은 수많은 모습으로 상플에서 살아숨쉰다.

끝난지 1달이 다 된 이 드라마를 또 곱씹고 또 곱씹어 보게 만든다.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은신러들은 뼈속깊이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7회는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마음을, 그리고 재신의 무의식을......

 

"은시경"이라고 부르면, "네. 공주님"이라고 대답해 줘서 고마운 공주님의 마음은,

내 마음이기도 하다.

내 멘탈의 치유를 위해 썼지만, 솔직히 쓰면서 웃기게도 멘탈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 대답해 주는구나......

 

이건 심한 자기 변명에 자기 위악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내 글에서는 은시경은 살아있고, 공주님이 부르면 대답한다.

공주님이 고마웠듯이, 나도 고맙다.

이 글에 점점 동화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내가 부르면, 반드시 대답해 준다는 믿음.

이것이 그 어떤 감정보다도 내겐 더 우선되는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게 누가 되었든지 간에,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부를 때 대답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것.

그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존재의 가치는......살아있는 것 그 자체인 듯하다.